JTBC 시사예능 썰전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와 박형준 교수가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JTBC 썰전 캡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 받은 것으로 파악돼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자들의 법적·정치적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인적 도덕성을 강조해왔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치명타로 작용할 것이 예상된다.

박형준 교수는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의 쟁점을 법률적 정치적 도덕적 세 가지 측면에서 설명했다. 뇌물죄 성립 여부가 법률적 문제라면, 해당 자금을 통치자금으로 볼 것인지 비자금으로 볼 것인지 여부가 정치적 문제다. 마지막으로 사적으로 유용한 것이 밝혀진다면 도덕적 문제로 될 수 있다는 얘기다. JTBC 썰전에 출연한 박형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입장에서 파출소 피하니까 경찰서가 나타난 격”이라고 비유했다.

유시민 작가도 세 개 쟁점에 모두 걸려있는 문제로 봤다. 유시민 작가는 “현재 노출된 것만 40억 원이다. 여론조사 비용은 사적으로 쓴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정파를 돕기 위해 국정원 자금을 쓴 것이니까 정치적 문제가 된다. 또 국정원 특활비는 밝히기 곤란한 안보사안에 쓰도록 한 것인데 (다른 목적으로 사용해) 법적으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파급력이 가장 큰 것은 도덕적 문제라는 데 유시민 작가와 박형준 교수 모두 동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층은 사적이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했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뇌물공여 등은 최순실이 저지른 것이지 박 전 대통령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정원 특활비 상납과 이를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이 확인될 경우,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해온 논리가 완전히 무너지게 되는 셈이다.

박형준 교수는 “예상치 못한 사건이다.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서 파출소 피하니까 경찰서가 나타난 격”이라면서 “만약 대통령이 국정원 돈을 받아 사적용도로 썼다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고 판단했다.

유시민 작가도 “박 전 대통령이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며 “K스포츠과 미르재단에 출연한 돈을 뇌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 갑론을박 있었고, 지지자들은 통치행위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통치행위론으로 덮기에도 이 건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