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은 우리나라의 뺴빼로데이이자 중국의 광군제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편의점 앞에 한가득 쌓인 다양한 빼빼로를 보면, “올해도 빼빼로데이가 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상술’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고, ‘가래떡데이’와 같은 시도도 있지만 여전히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한다.

11월 11일 빼빼로데이는 국내 제과업계의 가장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손꼽힌다. 11월 11일이 빼빼로 모양을 닮았다는 다소 군색한 이유로 빼빼로데이가 만들어졌지만, 이를 통해 롯데제과가 거둔 효과는 상당했다. 특히 특정 제품이 1년에 한 번 무조건 대목을 맞는다는 점은 타업체의 부러움을 사기 충분한 요소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빼빼로로 가득한 이날, 중국은 ‘광군제’를 맞았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 불리는 ‘쇼핑의 날’이 광군제다.

광군제의 유래에서도 마케팅 ‘신의 한 수’를 만나볼 수 있다. 광군제는 1993년 난징대학교 학생들이 처음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11월 11일이 ‘혼자’를 상징하는 1이 4개 겹친다 해서 ‘애인 없는 솔로들의 날’로 정했다. 난징대학교 학생들은 이날 애인이 없는 사람들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등 챙겨주고, 파티를 열었다고 한다. 광군제에서 ‘광군’은 ‘빛나는 막대기’를 의미한다.

이렇게 시작된 광군제는 인터넷 시대가 열린 뒤 빠르게 중국 젊은이들 사이로 퍼져나갔다. 어느덧 난징대학교만이 아닌, 중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즐기는 기념일이 된 것이다.

이때 이를 공략한 것이 중국의 알리바바다. 알리바바는 2009년 “광군제에는 쇼핑으로 외로움을 달래야 한다”며 광군제를 ‘구매를 즐기는 날’로 선포하고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나섰다. 반응은 뜨거웠고, 다른 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광군제는 쇼핑 축제로 거듭나게 됐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각각 빼빼로데이와 광군제를 보내고 있는 우리와 중국. 조금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명분이지만, 성공한 마케팅 사례라는 점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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