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을 리그 최고의 수비팀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보스턴 셀틱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개막 2연패를 당하며 무릎 꿇었을 당시 한 해 농사를 망쳤다는 말까지 들었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다. 이후 12연승을 내달리며 당당히 리그 선두로 나섰다.

연승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수비다. 상대에게 경기당 94점만을 허용하며 이 부분 리그 1위에 올라있다. 95대 94로 신승을 거둔 13일(한국시각) 토론토전이 대표적이다. 토론토의 에이스 더마 드로잔은 경기 막판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기회를 두 번이나 가졌지만, 각각 알 호포드와 제일런 브라운에게 가로막히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nbamath'사이트가 제공하는 선수평가지표인 TPA의 수비부분에서 보스턴은 선수 15명 중 10명이 0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센터 알 호포드(26.93)와 신인 제이슨 테이텀(19.58)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가장 낮은 선수의 기록이 -1.41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리그에서 가장 젊고 유능한 감독으로 뽑히는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의 수비전술이 없다면 나올 수 없는 수치다.

특히 카이리 어빙의 발전이 눈에 띈다. 2011/12시즌 클리블랜드에 입단했던 어빙은 그동안 ‘일대일 공격력은 리그 최고, 수비는 허점 많음’이라는 양면적 평가를 받아왔다. 일례로 어빙은 데뷔 후 단 한차례도 TPA 수비지표에서 팀에 도움이 됐던 적이 없다. 해가 갈수록 발전하기는커녕 지난 2016/17시즌에는 -116.39로 자신의 최저기록을 다시 썼다.

올 시즌 보스턴의 녹색 유니폼을 입은 어빙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빼어난 공격력(TPA 공격지표 38.24)은 유지한 채 수비지표에서도 8.95를 기록하며 탄탄한 수비력에 기여하는 중이다. 빌 러셀 시대부터 내려온 보스턴의 ‘수비 DNA’가 성공적으로 이식된 모습이다.

오는 16일(현지시각)에는 빅 매치가 예정돼있다. 보스턴 셀틱스가 최근 10경기에서 9승 1패를 기록하고 있는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를 홈구장 TD가든으로 불러들인다. 보스턴이 리그 최고의 수비 팀이라면 골든 스테이트는 평균득점 1위(경기당 120.3점)에 올라있다. 보스턴의 ‘방패’가 골든 스테이트의 ‘창’을 막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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