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한국 기업들이 투자한 미국 법인들의 고용인원이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한미 FTA 발효 이후 대미투자 확대의 영향으로 미국 내 한국 투자기업의 고용인원이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1일 한국무역협회가 세계적 기업신용정보회사인 D&B사가 보유한 미국 기업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기준으로 미국 내 한국 투자법인은 874개에 달했으며 고용인원은 7만5,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FTA 발효 전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서 발표한 3만5,000명의 두 배를 초과하는 수치며, 최신 자료인 2015년과 비교해도 2만3,000명가량 늘어난 규모다.

한국 투자법인이 가장 많은 미국 주는 캘리포니아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텍사스, 뉴저지, 앨라바마 순이었다. 고용인원이 많은 주도 비슷했다. 캘리포니아가 1위를 차지했으며 앨라바마, 조지아, 텍사스 순으로 많았다.

러스트벨트 지역의 한국 투자법인은 147개사로 전체의 17.4%를 차지했다. 고용은 1만2,000명으로 전체의 16.0%였다. 러스트벨트는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 되는 지역으로, 오하이오 주와 펜실베니아 주 등 제조업이 발달한 미국 중서부 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비중이 가장 높은 가운데 FTA 이후 업종의 비중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도매업이나 소매업 진출은 감소한 반면, 컴퓨터프로그래밍과 엔지니어링, 냉난방‧전력시스템, 교통‧통신 등의 진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협회는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이 점차 고부가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미국 기업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의 사례도 소개했다. LS전선의 투자를 받은 전선 업체  ‘Superior Essex’은 인수직후 금융위기가 발발했음에도 임직원들을 최대한 유지했다. 또 호텔롯데가 투자한 ‘The Newyork Place Hotel’은 과잉 상태인 뉴욕 호텔업계에서 매출 신장을 끌어내고 인수 후엔 새로운 식당을 열어 42명의 추가 고용을 이뤄냈다.

협회는 이들 기업들이 “과감하게 미국시장에 도전했으며, 현지 경영진 존중과 종업원과의 화합으로 미국투자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역협회 미주실 조성대 차장은 “한미 FTA가 미국 일자리를 감소시켰다는 일부 주장이 있으나, 오히려 한국기업들의 투자가 늘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정상회담에 맞춰 우리 기업들이 대규모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미국내 고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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