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 등과 함께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2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업적을 기렸다. 현직 대통령이 김영삼 전 대통령 추도식에 직접 참석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독재와 불의에 맞서 민주주의의 길을 열어온 정치지도자들이 많이 계신다. 김영삼이라는 이름은 그 가운데서도 높이 솟아 빛나고 있다”고 기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반독재 투쟁 일대기를 평가한 문 대통령은 “문민정부가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남긴 가치와 의미는 결코 폄하되거나 축소될 수 없다”며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4.19혁명과 부마민주항쟁, 광주민주항쟁, 6월항쟁이 역사에서 제 자리를 찾았던 때가 바로 문민정부”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영삼 대통령이 연 문민시대는 민주주의를 상식으로 여기는 세대를 길러냈다”며 “권력의 부당한 강요와 명령에 맞서고 정의롭지 못한 정치를 거부하는 깨어 있는 시민들이 늘어났다. 문민정부 이후 우리는 더 나은 민주주의를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문민정부가 연 민주주의 지평 속에서 대통령이 남긴 통합과 화합이라는 마지막 유훈을 되새긴다”며 “대한민국을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국민의 화합과 통합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추도사를 마무리 했다.

문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을 살뜰히 챙긴 것은 처음이 아니다. 민주세력의 양대 산맥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후예들이 합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지난 대선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었다. 김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교수와 상도동계 좌장 김덕룡 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문 대통령을 지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다른 행보여서 더욱 주목을 받았던 측면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재직시절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불참했고, 1주기 추도식에도 화환을 보내는 것으로 대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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