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노골적으로 '자기 사람' 밀어주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홍준표 대표가 '친박 청산'을 목표로 서청원, 최경환 의원 제명 조치를 예고한만큼 이를 실행할 원내대표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현 정우택 원내대표와 호흡이 맞지 않는 점도 홍 대표가 '자기 사람' 원내대표를 앉히려는 이유로 꼽혔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계(친박근혜계)와 친홍계(친홍준표계)간 양강구도로 흐르는 분위기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원내대표 경선 출마 예정자들이 친박계 대표주자와 친홍계 대표주자로 정리되는 양상이다.

친박계에서는 4선의 유기준·홍문종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다만 최근 두 의원이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단일화 논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1명으로 압축된 대표주자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친홍계에서는 3선의 김성태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정치보복대책특별위원장 활동을 도맡아 하며 언론 접촉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표 확보 차원에서 이른바 ‘바른정당 탈당파’를 중심으로 세 모으기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사실상 홍준표 대표로부터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범친박계 쪽에서 5선의 이주영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당내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새벽모임’과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이 의원 추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 의원도 이를 주시한 뒤 조만간 공식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홍준표, ‘친홍계 지지’

홍준표 대표가 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친홍계 인사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모양새다. 홍 대표는 27일 친박계를 ‘암덩어리’, ‘잘못된 구체제’로 규정하며 청산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홍보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잘못된 것은 도려내고 들어내야 새로운 정당으로 가는 길”이라며 “구체제의 잘못을 안고가는 비빔밥식 화합과 통합은 안 된다. 암덩어리는 도려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당내 의원들은 “홍 대표가 사실상 친박계 원내대표 후보가 나서는 것에 대한 노골적인 반발을 표현했다”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당내에서는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검토하는 친박계 후보와 범친박계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홍 대표가 친박계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면서, ‘자기 사람’을 차기 원내대표에 앉히겠다는 입장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홍 대표가 ‘자기 사람’을 차기 원내대표에 앉히려는 이유는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최경환 의원 제명을 비롯한 친박 청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당내 주요 현안을 두고 홍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간 입장차로 결정이 늦어진 것 또한 ‘자기 사람’을 원내대표에 앉히려는 이유로 보인다.

특히 원내대표가 서청원·최경환 의원 제명을 위한 의원총회 소집 권한이 있고, 홍 대표의 원내 장악력 강화 차원에서도 ‘자기 사람’이 있는 게 유리하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27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금 한국당 내부는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전 새누리당과 거의 흡사하다. 이는 홍 대표가 당권 장악을 제대로 못했다는 반증”이라며 “차기 원내대표를 자기 사람으로 앉혀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친박계 역시 정치적 명운이 사실상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달려있는만큼 사활을 걸고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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