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개최된 혁신성장 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정부가 28일 ‘혁신성장 전략회의’를 대대적으로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이낙연 총리, 장차관 50여 명,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원내지도부, 관련 대통령직속 위원회 위원 등 새정부 핵심인사들이 총출동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캥거루 출발법’이라는 제목으로 혁신성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캥거루 출발법’은 육상 단거리 출발자세로 현재는 일반화됐지만 과거에는 하지 않았었던 자세다. 지금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미래에는 가야할 길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 ‘경제정의’와 ‘혁신성장’이 양대 축

함께 기조발제에 나선 김상곤 경제부총리는 혁신성장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음을 강조, 사람 중심의 투자를 통한 인재성장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가수 싸이, 이연복 셰프,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이 거론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아직까지 혁신성장의 구체적 사업이 잘 보이지 않고, 구체적 사업이 보이지 않으니 혁신성장의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미국의 신혁신 전략, 독일 인더스트리 4.0, 일본의 초스마트화 전략처럼 우리도 분명한 비전과 속도감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혁신성장의 주요 내용은 ▲민간 중소기업 중심 ▲신산업 규제혁신 ▲사람에 대한 투자 등 크게 세 가지다. 정부는 민간의 혁신역량이 최대한 실현될 수 있도록 기반조성과 자금지원, 규제타파 등 ‘서포트 타워’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날 전략회의를 시작으로 내년 1월안에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어진 사업발표 순서에서는 과기정통부의 ‘초연결 지능화 혁신’ 중기부의 ‘스마트 공장 보급 및 확산’ 농식품부의 ‘청년이 찾아오는 스마트 팜’ 금융위의 ‘핀테크 활성화를 통한 금융혁신’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신산업 추진방안’ 등이 선도사업으로 소개가 됐다.

◇ 실행력과 추진력에서 결판

문재인 정부에서 기획하고 있는 혁신성장의 선도사업들 <자료=김동연 경제부총리 기조연설>

‘혁신성장’은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 성장정책의 양대 축이다. 공정한 경쟁 및 적절한 분배를 통해 성장의 토대를 만드는 게 ‘소득주도성장’이라면, 벤처창업 등 미래 먹거리 창출을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게 ‘혁신성장’이다. 문 대통령은 “소득 주도 성장은 사람중심 성장전략이고 공정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므로 혁신 성장의 기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 같은 경제구상은 세부내용에서 차이는 있지만 문재인 정부만의 독창적인 내용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갑을관계, 양극화 심화 등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고 정치권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논의는 지난 정권부터 계속된 바 있다. 안철수 대표가 언급한 공정경제(두 바퀴 경제론)도 마찬가지로 한 축은 공정경제, 다른 한 축은 벤처혁신 등을 통한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박근혜 정부에서 내세웠던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도 같은 맥락이다.

차이는 ‘실행력’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는 초기 ‘경제민주화’를 내세웠으나 경기가 어려워지자 최경환 부총리를 앞세워 결국 ‘부동산 부양정책’으로 회귀하고 말았다. 일각에서는 김종인 전 대표 등 핵심인물을 중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애당초 의지가 없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반해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인상 등 주요정책을 힘 있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는 평가다.

이를 감안한 듯 마무리 발언에서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은 속도라고 생각한다. 속도는 성과이고, 체감이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과감하고, 담대해야 한다”며 “오늘 발표·논의된 사항에 대해 각 부처가 책임 있는 자세로 발빠르게 후속조치를 추진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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