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대구경북 지역 지방선거에서 보수적자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보수적자 대결이 대구·경북지역 지방선거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그간 보수진영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대구경북 지역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본선 선거전이 예상된다.

시작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열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서울지역 재보선을 통해 원내진입 가능성을 점쳤으나, 홍 대표는 이를 일축하고 ‘대구회귀’를 선언했다. 지난달 30일 대구를 찾은 홍 대표는 “대구 지역구 가운데 북구을과 달서병 당협위원장 자리가 빈 것으로 안다. 이 중 한 곳을 정해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 홍준표 ‘대구회귀’ vs 유승민 ‘선택과 집중’

특히 홍 대표는 “내년에 실시되는 전국 지방선거를 대구에서 진두지휘하겠다”면서 “대구·경북지역은 자유한국당으로서는 후방 기지이기 때문에 불안하지 않고 든든해야 서울과 수도권 선거에서 약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강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텃밭만은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바른정당과의 ‘보수적자’ 경쟁으로 이 마저도 지켜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소속의원들의 탈당으로 당세가 위축된 바른정당은 지방선거 약진이 절실하다. 전국적으로 후보자를 내기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 광역단체장과 전략지역 재보선 승리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세웠다. 이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은 바른정당의 핵심 전략지역으로 분류된다.

유 대표는 ‘썰전’에서 “대구 민심 들어보면 1~2년 전과 많이 다르다. 대구경북이 고립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같은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며 “‘낡고 부패한 보수가 우리를 대변하는 정당이냐’ ‘홍모가 우리가 인정하는 정치인이냐’하는 부분에서 많이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구시장은 굉장히 중요한 승부처다. 바른정당 지지율을 보면 대구경북이 상대적으로 제일 높다”며 “대구경북에서 한국당과 승부를 거는 게 정면승부다. (대구지역에) 좋은 후보를 내고 구청장들도 최대한 공천해서 승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구경북 지지율 판세는 1강 1중 2약

대구지역 정당지지율을 살펴보면, 민주당 강세 속 한국당의 추격양상이다. <데이터=한국갤럽, 리얼미터>

홍 대표의 ‘대구회귀’를 두고 신경전도 벌어졌다. 1일 바른정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하태경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험지인 서울 정문이 아니라 한국당의 양지인 대구 샛문으로 비집고 들어가서 국회의원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밖에 없다는 게 확인이 됐다”며 “보수를 살릴 생각은 없고 ‘국회의원 한 자리 더 해볼까’하다가 대구 샛문을 찾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지율로 본 판세는 1강 1중 2약이다. 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 정당지지도는 민주당이 34%로 가장 높았다.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19%였고, 바른정당 지지율은 6%로 나타났다. ‘없음 혹은 유보’ 응답이 33%로 매우 높았던 게 특징이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이 37%로 1위였고, 이어 한국당(26.1%), 바른정당(10%)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민주당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조직이 탄탄한 자유한국당이 선거로 들어가면 유리해질 수 있지만, 3파전 양상이 벌어질 경우 쉽게 예측은 어렵다는 전언이다. 대구지역 민주당 관계자는 “다른 때보다 민주당의 선전이 예상되지만, 한국당의 조직력과 뿌리를 무시할 수 없고 ‘보수’라는 이념적 토대가 있는 바른정당도 후보에 따라 다른 예상외의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돼 총 1,010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전체응답률은 17.7%다.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는 같은 달 27일부터 29일까지 유무선ARS,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돼 총 1,512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 포인트, 전체 응답률은 5.5%다. 보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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