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018년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MC사업본부장에는 황정환 부사장이 선임됐다. 사진은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LG전자가 2018년도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임원 인사에서는 MC사업부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사업을 이끄는 수장이 3년 만에 전격 교체됐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새로운 리더와 MC사업부의 적자 메우기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LG스마트폰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LG전자 MC사업부장, 왜 ‘황정환’ 앉혔나

지난 2015년부터 MC사업부를 이끈 조준호 사장이 연임에 실패하고 LG인화원장으로 이동했다. 조 사장이 떠난 빈자리에는 황정환 부사장이 선임됐다. 황 부사장은 이전까지 HE연구소장을 역임, TV사업에 주력하며 LG전자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발전에 힘써왔다.

황 부사장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에 성공했다. 차별화된 OLED TV 신제품 개발, MC단말사업부장을 맡아 사업 효율성을 제고한 점 등 LG전자에 기여한 공이 크기 때문이다.

황 부사장의 돋보이는 성과에 MC사업부를 이끌기 충분하다는 평가도 받는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점은 ‘소프트웨어’와 ‘옵티머스2X’에 대한 황 부사장의 이력이다.

소프트웨어(SW)는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한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이지만 LG전자는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빠르게 처리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사후관리가 미흡하다는 사용자들의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LG전자 스마트폰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기고 있다. 황 부사장의 이력이 ‘소프트웨어플랫폼연구소장’이라는 점이 근거다. 황 부사장은 HE연구소장을 맡기 전 소프트웨어플랫폼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이에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전문가가 수장으로 온 만큼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이유다. 사후 관리 문제 역시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옵티머스2X’도 함께 언급되고 있다. 옵티머스2X는 세계 최초 듀얼코어 프로세서(AP)를 장착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LG전자가 2011년 출시했다. 듀얼코어는 스마트폰 처리 속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어 현재는 다양한 스마트폰에 탑재되지만 불과 6년전만 해도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이로 인해 옵티머스2X는 성능이 좋아 ‘괴물폰’이라고 까지 불리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LG전자의 사후관리도 옵티머스2X를 평가하는 기반이 됐다. 옵티머스2X는 현재까지도 LG전자 책임감 있는 사후관리가 돋보인 대표적인 기기로 언급된다. 옵티머스2X의 듀얼코어 프로세서는 글로벌 제조사인 엔비디아 제품이다. 문제는 당시 엔비디아의 소스 비공개 정책으로 LG전자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난항을 겪었다는 점이다. 이에 LG전자는 사용자들을 위해 자체적으로 업데이트를 실시하는 등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이 같은 옵티머스2X가 황 부사장 손에서 태어났다. 옵티머스2X의 개발 주역이 황 부사장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력이 이번 MC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된 배경으로 보고 있다. 87년 금성사에 입사한 이후 쌓아온 탄탄한 성과가 그를 MC사업부의 수장까지 오르게 만든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 스마트폰 새 시대 여나… 기대감 생긴 MC사업부

황 부사장의 선임은 LG전자가 추구하는 MC사업부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황 부사장이 융복합사업개발센터장을 겸임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 IoT 등을 연결하기 위해 융복합 추진 부서를 신설하고, 황 부사장을 수장에 앉힌 것이다. LG전자의 결정은 스마트폰과 접목이 가능한 신성장 사업들까지 함께 키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기 연결성을 강화해 MC사업부도 적자 메우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MC사업부의 미래는 황 부사장의 주력 분야가 OLED 제품이었던 경력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추세는 LCD에서 OLED로 바뀌는 전환기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황 부사장 경력은 슬럼프에 빠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근거다.

다만, 10분기 이상 적자가 지속된 상황인 만큼 실적을 내기 쉬운 상황은 아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MC사업부는 1조2,59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적자는 5,040억원이다. 2015년부터 이어진 MC사업부의 적자 탓에 3년간 쌓인 적자만 1조8,113억원 수준이다.

MC사업부의 적자가 큰 만큼 황 부사장의 어깨도 무거운 상황이다. 사업부진이 계속되면서 최근 3년 사이 감축된 MC사업부 인력은 997명이다. 1,000명에 가까운 인력이 MC사업부에서 빠져 나갔다. 그럼에도 MC사업부에 딸린 식솔은 6,463명에 달한다. 수천명의 직원들이 MC사업을 일으키기 위해 존재한다. 업계의 관심이 황 부사장의 행보에 쏠린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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