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열린 LOL 월드챔피온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삼성 갤럭시 팀원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삼성 갤럭시>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e스포츠 초기부터 함께한 삼성의 프로게임팀이 외부기업에 매각됐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기존 행보를 고려하면, 예정된 수순이란 시선을 보낸다. 제일기획 측은 "전자에 있을 때부터 매각할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e스포츠 업체 KSV는 1일 삼성전자의 광고계열사인 제일기획으로부터 '삼성 갤럭시'를 인수했다고 공식발표했다.

◇ 삼성전자 e스포츠서 철수

게임 팀 '삼성 갤럭시'의 전신은 2000년 '삼성전자 칸'으로, 창단 이후 스타크래프트1, 2부터 LOL(리그오브레전드) 등 다양한 프로리그에서 활동해왔다. 이번 매각으로 17년간 '삼성'을 걸고 활동한 게임단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셈이다.

이에 일각에선 e스포츠의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삼성이 발을 뺀 것 아니냐는 시선도 보낸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스타크래프트1' 만큼의 흥행작은 없어도 e스포츠 시장규모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은 떨어진다. 특히 삼성 갤럭시는 올해 리그오브레전드의 월드챔피온십(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e스포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트위치, 유튜브 등 온라인 방송채널의 다양화로 예전보다 시청자도 크게 증가했다"며 "게임단 운영으로 얻는 마케팅효과는 (운영비용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프로게임단 '삼성 갤럭시'가 e스포츠 전문업체로 넘어갔다.<롤드컵 홈페이지>

◇ 제일기획 "기존 스포츠와 성격 달라"

업계에선 삼성의 이 같은 움직임이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시선을 보낸다.

삼성전자는 2000년부터 WCG(월드사이버게임즈)를 개최하는 등 e스포츠 활성화에 기여했지만,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략을 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PC기반의 e스포츠 대회가 삼성전자의 '모바일 올인' 기조와 맞지 않기 때문으로, WCG는 2013년 중국 쿤산대회를 끝으로 개최되지 않았다.

이후 올해 초 'WCG' 상표권을 스마일게이트에 넘겼고, 결국 게임구단 매각까지 진행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WCG(의 브랜드)를 매각했을 때부터 e스포츠계를 떠났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일기획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삼성)전자가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PC기반의 게임과 맞지 않다는 판단에 게임단을 매각하려 했다"며 "(하지만) 매각자체가 쉽지 않아 스포츠단이 (제일기획으로) 넘어올 때 같이 왔다"고 설명했다.

또 "이후 이번에 우승도 하고, KSV가 e스포츠를 키우고 싶다고 했다"며 "게임단은 다른 스포츠단과 성격이 다르다. 잘 성장하려면 목표를 갖고 투자를 하는 KSV가 가져가는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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