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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집단소송 움직임에 ‘안절부절’
빗썸, 집단소송 움직임에 ‘안절부절’
  • 권정두 기자
  • 승인 2017.12.0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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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2일 접속장애를 일으켰던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12월 처음 100만원을 넘어섰던 비트코인은 현재 1,300만원대에 시세가 형성돼있다. 불과 1년 새 13배나 시세가 오른 것이다. 비트코인 외에 여러 암호·가상화폐가 등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많은 논란과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거품 논란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시세가 급등 또는 급락하며 세간을 들썩이게 만들기도 했다. 누군가는 단기투자로 쏠쏠한 수익을 올렸고, 또 다른 누군가는 심각한 손해를 입기도 했다. 각종 사기사건도 빠지지 않았다.

그중에서 가장 큰 사건을 꼽자면 아마 지난달 발생한 거래 중단 사태일 것이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접속폭주를 견디지 못해 전산장애를 일으켰고, 약 한 시간 동안 거래가 중단됐다. 비트코인캐시 시세가 급등했다가 급락한 시점이었다. 이로 인해 빗썸 이용자들은 비트코인캐시를 제때 매각하지 못한 채 큰 손해를 입어야했다.

이에 많은 피해자들이 빗썸 본사로 찾아가 항의했고, 집단소송 움직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에 개설된 카페엔 금세 수천 명이 가입했고, 현재 약 800여명이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지난 4일, 재차 빗썸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승승장구하던 빗썸, 거래중단 사태로 ‘위기’

이번 사태는 현재까지 드러난 것 이상으로 빗썸에게 상당히 심각한 위기다.

우선 사건 자체가 워낙 복잡하고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빗썸이 서버장애를 일으켜 거래가 중단됐고, 이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은 간단한 사실이다. 하지만 정확한 피해규모와 보상범위를 산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당시 대기주문을 걸어놓았다가 서버장애로 취소된 이들은 그나마 사실관계 입증이나 피해규모 산정이 원만한 편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상당하다.예를 들면, A라는 이용자가 “당시 비트코인캐시를 200만원에 매각하려고 했으나 서버장애로 실패했다”고 주장할 경우 이를 입증할 방법이 뚜렷하지 않다. 실제로는 150만원에 매각하려 했을 수도 있고, 다른 일을 하느라 시세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당시 비트코인캐시 시세는 13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B라는 이용자가 “136만원에 비트코인캐시를 사려고 했는데 실패했다”고 주장할 경우 이 역시 입증이 쉽지 않다. 이밖에도 제각기 아주 다양한 사례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빗썸 측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서버장애가 발생한 것은 분명히 확인된 사실이며, 이에 대한 법적 판결 등 결과가 내려지면 적극 협조하고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다만, 워낙 예민하고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어떤 입장이나 대책을 내놓는 것이 쉽지 않다. 우선은 정확한 사태 파악을 위해 계속해서 다양한 사례를 모으고, 확인 중인 단계”라고 덧붙였다.

빗썸이 이러한 입장을 취하는 이유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상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일 경우 피해자들이 격분해 논란이 커질 수 있고, 자칫 정부 당국 차원의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가상화폐 거래소는 그 특성상 점유율이 무척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야 거래가 더 활발하고,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흡사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역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용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과거를 돌아보면,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큰 성공을 거두다 쇠락해 잊혀져갔다. 주도권을 잃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고, 입지와 위상이 급속도로 추락했다. 가상화폐 거래소도 마찬가지다. 이용자들이 신뢰를 잃고 떠나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몰락을 맞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가상화폐 시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들은 다른 거래소를 통해 얼마든지 가상화폐를 사고 팔 수 있다.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창출해 제공하는 것이 아닌,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을 하는 거래소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대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책임 및 보상의 규모를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로 인해 만약 이용자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빗썸의 평판과 신뢰는 땅으로 떨어질 수 있다. 빗썸 이용자들의 대규모 이탈도 피하기 어렵다.

반대로 보상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일 경우,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과 보상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어느 정도 신뢰는 유지할 수 있겠지만, 경영적인 측면에서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즉, 빗썸은 어떤 입장을 취하더라도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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