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홍준표 사당화'를 예고한 발언을 해 논란이다. 이에 대해 원내대표 후보군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다음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원내의 일에 관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홍준표 사당화’를 공식 예고한 발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오는 12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예고한 후보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한국당의 내년도 예산안 표결 전략을 묻는 패널의 질문에 “지금 원내대표는 제가 대표 되기 전에 원내대표가 된 사람으로 당의 기본적인 당론을 정하는 것 외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현재 우리 당은 탄핵을 당하고 내부정비하고 있다. 연말까지 당 내부 정비와 재건에 주력하겠다”면서 “일단 연말까지 붕괴된 조직을 재건하고 원내 이슈에는 이후에 관여하겠다”면서 구체적인 개입 시기도 언급했다.

당초 홍 대표는 특정 원내대표 지지 논란으로 지난 일주일동안 페이스북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이주영 의원은 “독불장군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쓴소리를 했고, 한선교 의원은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다”면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선언을 했다.

이 과정에서 친홍계(친홍준표계) 이종혁 최고위원은 홍준표 사당화 지적에 대해 “총구를 당 살리려 발버둥치는 대표에게 겨누지말고 나라 망치려 작심한 좌파정권과 좀 싸워보라”고 반박했고, 당내 계파갈등으로 불길이 번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홍 대표는 지난달 28일부터 일주일간 이른바 ‘페북 정치’를 중단하고 계파갈등 수습에 나섰다.

◇ ‘홍준표 사당화 예고’에 반발한 원내대표 후보군

홍 대표의 ‘사당화 예고’ 발언에 대해 이른바 ‘중립지대’를 표방한 그룹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당 원내대표 중립후보 단일화 추진위원장인 나경원 의원은 5일 “친홍, 친박, 양대 계파에서 원내대표가 나온다면 홍준표 사당화 또는 친박 부활로 인해 한국당의 미래는 어두워진다”고 반발했다.

나 의원은 이날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예전에는 친박, 비박 이랬는데 아직도 친홍, 친박이라며 계파갈등을 겪고 있다. 이런 것을 넘어 당의 진정한 통합을 이뤄내려면 중립후보 단일화가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홍준표 사당화 논란에 반발했다.

그러면서 “대표의 권한은 당헌당규에서 나오는 것인데 홍 대표가 최근 당무감사로 소속 현역 국회의원이면서 당협위원장인 분을 교체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거나 또는 광역단체장 중에서 누구는 된다 누구는 안 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며 “대표께서 모든 것을 다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 같은 표현은 적절치 않고 그래서 사당화 논란이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친박계 유기준 의원도 “당의 화합을 위해 더 이상 친박이니 비홍이니 친홍이니, 계파를 연상할 수 있는 용어를 자제해야 한다”며 “계속 계파를 이야기한다면 우리 당의 미래는 없다”면서 애둘러 비판했다.

유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지금은 우리가 처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수습·해결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한 것이지, 어느 계파의 리더로서 뭘한다는 말 자체가 더 이상 성립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친홍계 원내대표 후보로 분류되는 3선의 김성태 의원은 5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의 사당화 예고 발언’에 대해 “이번 예산 합의과정이 하도 얼토당토 하지않아 한 이야기”라며 "중히 여기지 않는다”고 논란 차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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