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가 김효준 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킨다. <BMW코리아그룹 제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BMW코리아가 인사를 단행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2000년부터 17년 간 사장 자리를 지켜온 김효준 대표가 내년부로 회장 직함을 단다. 하지만 언뜻 승진으로 보이는 이번 인사에 다른 사정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김효준 회장은 BMW코리아의 산 증인이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1995년 재무담당으로 입사해 1998년 부사장을 거쳐 2000년부터 사장으로서 회사를 이끌어왔다. 수입차업계가 걸음마를 막 떼던 시기부터 함께해왔고, 업계 선두주자로서 역할을 해왔다.

1957년생인 김효준 회장은 이제 60세가 됐다. 경력으로 보나 나이로 보나 회장 직함을 달기에 무리가 없다. 그러나 이번 인사엔 또 다른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BMW코리아는 최근 배출가스 인증서류를 고의로 조작해온 혐의로 적발돼 물의를 빚었다. 아우디, 폭스바겐을 판매정지 사태로 몰고 간 것과 유사한 혐의다.

업계에서는 이 사건이 이번 인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관련내용이 독일 본사에도 보고됐고, 쇄신 차원에서 김효준 회장을 한 발 물러서게 조치했다는 것이다. BMW코리아가 내년부터 준법감시팀을 출범시키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즉, 김효준 회장의 이번 승진은 문책성 성격이 포함된 인사 조치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김효준 회장의 경험과 능력, 공로와 영향력 등을 고려해 회장으로 승진하되 경영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는 절충안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같은 조치는 향후 경영승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효준 회장을 대신해 사장 자리를 맡게 된 것은 한상윤 말레이시아 법인장이다. 구체적인 사업 전반은 한상윤 신임 사장이 챙기고, 김효준 회장은 한국법인 대표로서 상징적 역할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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