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우원조 
▲17대 국회의원 정책비서관 ▲18대, 19대, 20대 국회의원 정책보좌관 ▲19대 전반기 국회부의장 연설비서관 ▲부산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배신(背信). ‘믿음이나 의리를 저버리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표적인 배신의 아이콘은 예수를 팔아넘긴 가롯 유다이다. 유다는 예수가 손수 뽑은 열두 사도 중 한 사람으로 그는 예수를 적대시하는 제사장들에게 은화 30전에 예수를 팔았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후회하여 돈을 돌려주고 스스로 목매어 죽었다. 가롯 유다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고, 역사는 그에게 ‘배신자’의 낙인을 깊이 새겼다.

2015년 6월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정치판에 ‘배신자’가 난무하고 있다. 2017년 대한민국 정치판을 강타한 키워드 중 단연 으뜸도 ‘배신’이다. 그 흐름을 되짚어 가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배신의 짙은 그림자가 보인다.

2015년 6월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유승민 대표에게 ‘배신의 정치’라는 올가미를 씌웠다. 자신의 비서실장까지 지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당시, 국회 정당대표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라며 정부정책과 어긋난 발언을 쏟아낸 것을, 자신에게 반기를 든 것으로 생각하고 취한 조치였다.

그로부터 3여 년의 시간이 지난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을 배신한 대가로 탄핵을 당했고, 법의 심판대에 서있다. 탄핵의 중심에 섰던 유승민 대표는 지금까지도 ‘배신자 프레임’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친박의 후광을 입어 대통령 후보까지 됐던 홍준표 대표는 ‘배신의 갈지자’를 걷고 있다. 대선 중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했고, 이제 정치적 필요에 의해 박근혜 대통령을 버렸다.

김무성 대표는, 마지막까지 새누리당에 남아 보수개혁을 위해 노력해보겠다고 했던 유승민 대표를 신당 창당에 동참 시킨 장본인이다. 그랬던 김무성 대표가 자기만 살겠다고 바른정당과 유승민 대표를 버리고 돌아갔다. 다른 사람은 다 돌아갔어도 김무성 대표는 남아야 했다.

얽히고설키는 관계 속에서 과연, 대한민국 정치판에 가롯 유다는 누구인가?
자신을 정치적으로 키워 준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거스른 유승민 대표인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을 ‘달면 삼키고 쓰면 뱉은’ 홍준표 대표인가?
‘상황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뀐다’는 정치판의 룰을 따르며, 바른정당과 유승민 대표를 저버린 김무성 대표인가?
자신을 믿고 대통령으로 뽑아준 국민을 철저히 기만한 박근혜 대통령인가?

이처럼 정치판에 난무하는 수많은 배신들…
그 끝은 어디인가?

배신자. 유다.
그는 예수가 기회를 줬을 때,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때는, 회개하기 보단,
두려움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는 길을 택했다.

그때, 유다는 알지 못했다.
배신의 대가가 무엇인지를.
하지만 예수는 모든 것을 알고 말했다.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모든 배신에는 대가가 있다.
비록 그것이 정치적 행위일 뿐이라고 해도.
그 대가의 모양새는 달라도.
기억하라.
“칼로 흥한자 칼로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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