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와 김경문 감독의 동행이 끝났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2011년 8월 31일. ‘신생팀’ NC 다이노스는 김경문 감독을 초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그렇게 시작된 김경문 감독과 NC 다이노스의 동행은 지난 6월 3일로 끝났다. 김경문 감독은 최근 꼴찌로 추락한 팀 성적 속에 사퇴했고, NC 다이노스는 유영준 단장을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

둘의 동행은 대체로 아름다웠다. 김경문 감독은 신생팀 NC 다이노스를 맡아 팀의 기반을 확고히 다졌다. 2012년 퓨처스리그를 거쳐 2013년 1군 무대를 밟았는데, 첫 시즌 7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개막 7연패에 빠지는 등 기존 팀들의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를 보기 좋게 깨버린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2년차인 2014년이다. NC 다이노스는 무려 3위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치며 팀 역사상 첫 가을야구 진출을 2년 만에 이뤄냈다.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에 개근했을 뿐 아니라, 2016년엔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오르며 프로야구 대표 강팀으로 자리매김 했다. 5년 동안 4번이나 가을야구에 진출한, 그야말로 ‘무서운 신생팀’이었다.

NC 다이노스의 이러한 놀라운 행보는 구단과 감독, 선수들이 조화를 이뤘기에 가능했다. 구단은 적절한 투자와 훌륭한 스카우트 능력으로 좋은 선수들을 확보했다. 역대 최고 용병으로 꼽히는 에릭 테임즈가 대표 사례다. 김경문 감독은 ‘평범한’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특별한’ 선수로 변신시키는 용병술과 특유의 리더십을 선보였다.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된 선수들은 좋은 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프로야구 전반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신생팀 창단에 반대하거나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던 기존 팀들은 NC 다이노스의 질주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가을야구 기억이 오래된 구단들은 프로야구 진입 2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해 4년 연속 개근한 NC 다이노스의 행보가 부럽기만 했다.

하지만 NC 다이노스의 성공을 이끌던 세 요소가 올 시즌 완전히 무너졌다. 구단과 감독은 외국인용병을 두고 마찰을 빚었고, 선수들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제 기량을 선보이지 못했다. NC 다이노스는 팀 평균자책점, 팀 선발투수 승리, 팀 세이브, 팀 실점, 팀 타율, 팀 득점, 팀 안타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압도적 꼴찌를 달리고 있다.

결국 NC 다이노스와 김경문 감독의 마지막은 그리 아름답지 않게 됐다. 시작을 함께하고, 많은 첫 기억과 좋은 기억을 함께 만들었기에 이 같은 마지막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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