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음과 남궁민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던 ‘훈남정음’이 씁쓸한 종영을 맞았다. < SBS 공식홈페이지>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예상했던 모습 그대로다. 조금의 변화도 없었다. 배우 황정음이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지만 반복된 캐릭터 설정으로 혹평을 받았다.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의 씁쓸한 퇴장이다.

SBS 수목드라마 ‘훈남정음’(연출 김유진, 극본 이재윤)이 지난 19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훈남정음’은 사랑을 거부하는 비연애주의자 훈남(남궁민 분)과 사랑을 꿈꾸지만 팍팍한 현실에 연애포기자가 된 정음(황정음 분)이 연애불능 회원들의 솔로 탈출을 도와주다가 사랑에 빠져버린 코믹 로맨스 드라마.

‘훈남정음’은 ‘로코퀸’, ‘믿보황’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황정음과 탄탄한 연기 내공을 자랑하는 남궁민의 조합만으로도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두 사람이 2011년 방송된 MBC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남매로 호흡을 맞춘 바 있어 기대를 더했다.

그러나 뚜껑이 열리자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첫 방송에서 5.3%의 시청률을 기록한 ‘훈남정음’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였다. 21회부터 2%대까지 떨어졌고 2.8%(이상 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로 종영을 맞았다.

황정음이 비슷한 캐릭터 설정으로 시청자들에게 혹평을 받았다. (위부터)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훈남정음’ 속 황정음이 소화한 캐릭터 스틸컷. < MBC, SBS 공식홈페이지>

개연성 없는 스토리가 가장 큰 문제였지만 황정음의 ‘로코’가 더 이상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황정음은 다수의 작품에서 안정적인 연기력과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까지 입증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불렸다.

황정음은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연기자로 존재감을 드러낸 뒤 ‘자이언트’, ‘내 마음이 들리니’, ‘골든 타임’, ‘비밀’, ‘끝없는 사랑’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연기 내공을 쌓아왔다. 이후 2015년 방송된 ‘킬미, 힐미’로 ‘대박’을 터트렸고 같은 해 ‘그녀는 예뻤다’로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이 작품들로 황정음은 ‘로코퀸’ 반열에 오르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황정음은 계속해서 로맨틱 코미디를 선택했고 비슷한 캐릭터 설정으로 진부함을 안겼다. 2016년 방송된 MBC ‘운빨로맨스’에서 황정음은 전작인 ‘그녀는 예뻤다’ 속 김혜진과 다를 바 없는 심보늬를 연기했고 2년 만의 복귀작인 ‘훈남정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유의 발랄한 표정과 말투, 한결같은 헤어스타일 등 캐릭터에 전혀 차별화를 주지 못했고 결국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연기력은 흠잡을 곳 없다. 사랑스러운 매력은 여전했고 코믹과 멜로를 오가며 섬세한 감정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변화는 필요하다. 같은 장르와 비슷한 캐릭터만 소화하기에는 황정음의 매력과 재능이 차고 넘치기 때문. 황정음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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