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두산 베어스 공포증을 올 시즌 안에 해소할 수 있을까.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요즘 KBO리그의 ‘핫한’ 이슈 중 하나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천적관계다. 평소와 다를 바 없었던 지난 2일 경기 결과로 LG 트윈스는 두산 베어스전 13연패를 기록했다. ‘잠실 라이벌’을 상대로 이어지는 무기력한 행보에 일부 팬들이 무더위 속 유광점퍼를 입는 ‘폭염시위’까지 벌였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특정 팀이 특정 팀을 상대로 줄줄이 패한 역사는 종종 있어왔다. 가장 지독했던 악연은 2002년 9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이어졌던 기아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전적이다. 기아 타이거즈가 무려 18연승을 거뒀다. 또한 두산 베어스의 전신인 OB 베어스가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를 상대로 16연승을 거뒀고, SK 와이번스는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15연승을 거둔 바 있다. 가장 최근의 인상적인기록은 2016년 NC 다이노스가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만든 15연승이다.

이 같은 ‘쟁쟁한’ 기록에 비하면 13연패는 명함을 내밀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우선,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관계는 각별하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같은 홈구장을 공유하고 있다. 그만큼 경쟁심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관계다.

연패라는 결과 뿐 아니라 내용도 좋지 않았다. 올 시즌 첫 맞대결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연장 11회에 끝내기 적시타를 허용해 패했다. 이후에도 경기 양상이 어떻든 결과는 LG 트윈스의 패였다.

올 시즌 들어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LG 트윈스의 두산 베어스전 연패는 지난 시즌 마지막 2경기부터 올 시즌 내내 이어진 결과다. 올 시즌엔 11경기 모두 패했다.

앞서 살펴본 대로 특정 팀 사이의 연패 기록은 종종 있었지만, 한 시즌을 통째로 내준 경우는 단 한 번에 불과하다. 그 유일한 기쁨을 누린 팀이 바로 두산 베어스, 굴욕을 맛본 팀은 삼미 슈퍼스타즈다. 당시는 팀당 16경기를 치르던 프로야구 원년이었고, 두산 베어스는 삼미 슈퍼스타즈와의 16차례 맞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이후엔 특정 팀이 특정 팀에게 한 시즌 모든 경기를 패한 사례가 없었다.

LG 트윈스에겐 이제 다섯 경기가 남아있다. 만약 이 다섯 경기에서도 만회를 하지 못한다면, LG 트윈스는 최악의 기록을 쓰게 된다. 삼미 슈퍼스타즈에 이어 36년 만에 특정 팀 상대 한 시즌 전패를 기록하게 되는 것은 물론, 특정 팀 상대 18연패로 이 부문 최고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LG 트윈스는 과연 올 시즌 내에 두산 베어스를 넘을 수 있을까. 두 팀은 오는 9월 20일 잠실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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