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폭투 부문에서 불명예 기록을 쓰고 있다. 사진은 올 시즌 가장 많은 폭투를 기록 중인 구창모.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투수가 마운드에서 던지는 공 중 가장 무서운 공은 무엇일까. 160km 안팎의 묵직한 강속구? 움찔하게 만드는 각도 큰 변화구? 칼날처럼 파고드는 정확한 제구? 아니다. 사람들을 보다 놀라게 만드는 공이 있다. 타자가 칠 수도, 포수가 잡을 수도 없고 던진 투수조차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는 공. 바로 폭투다.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시점에 나오는 폭투는 때로는 승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되기도 한다. 투수 입장에선 가장 던지고 싶지 않은 공인 반면, 공격하는 입장에선 공짜로 진루 또는 득점을 얻을 수 있는 ‘보너스’다. 어쨌든 때때로 나오는 폭투는 야구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폭투에 있어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팀이 있다. 바로 NC 다이노스다.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 현재까지 80개의 폭투를 기록하며 ‘독주’를 달리고 있다. 2위 두산 베어스(57개)와의 격차만 해도 23개에 달한다. 폭투가 가장 적은 삼성 라이온즈(41개)와 비교하면 거의 2배 수준이다. 나머지 9개 구단이 40~50여개의 폭투를 범하고 있는 반면, NC 다이노스는 벌써 80개 고지에 닿았다.

이는 비단 최악의 부진을 보인 이번 시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해에도 폭투 1위는 단연 NC 다이노스 차지였다. 93개의 폭투를 기록하며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90개를 넘겼다. 이는 역대 최다 기록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다. 2016년 역시 NC 다이노스가 LC 트윈스와 함께 가장 많은 폭투(84개)를 기록했다. 2년 연속 폭투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올 시즌에도 사실상 1위를 예약해둔 상태인 것이다.
 
NC 다이노스가 처음부터 ‘폭투의 팀’이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 1군 무대에 발을 내딛은 2013년엔 60개의 폭투로 이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1위는 89개의 한화 이글스였다. 2014년엔 아예 가장 적은 폭투를 기록한 팀으로 남았다. 단 50개의 폭투만 기록한 것이다. 2015년 또한 60개의 폭투로 10개 구단 중 2번째로 적었다.

선수 개인부문에서도 NC 다이노스 출신들이 돋보인다. 장현식은 2016년 13개, 2017년 15개의 폭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가장 많은 폭투를 던진 투수(2017년은 류제국과 공동 1위)가 됐다. 올 시즌엔 구창모가 앞서나간다. 올 시즌 벌써 16개의 폭투를 던졌다. 기아 타이거즈 한승혁과 공동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 폭투 부문에서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우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한 시즌 팀최다폭투(93개)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 경기당 0.689개의 폭투를 기록 중인데, 앞으로 2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현재까지의 추세를 이어간다면 19개의 폭투가 더 나올 것으로 계산된다. 선수 개인 부문에서도 구창모가 신기록에 가까워지고 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폭투의 주인공은 LC 트윈스 소속의 김상태가 1999년 기록한 22개다. 7개 이상의 폭투를 기록할 경우, 이 부문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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