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영입을 실시한 웨스트햄을 이끌고 있는 마누엘 폐예그리니 감독.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투자한 만큼 결과로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게 세상의 이치다. 올 시즌 EPL에선 웨스트햄이 이러한 이치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웨스트햄은 EPL에서 꾸준히 중위권의 성적을 내며 존재감을 지켜왔다. 특히 2015-16시즌엔 아스날,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등 강호를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두며 7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고, ‘의적’이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두 시즌엔 강등 위기에 내몰리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적극적인 투자로 상위권 도약을 노렸던 터라 이 같은 성적엔 더 큰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웨스트햄은 더욱 거침없이 지갑을 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명장’ 마누엘 폐예그리니를 선임하더니, 필리페 안데르송, 루카스 페레스, 잭 윌셔, 루카스 파비안스키 등 이름난 선수들을 대거 보강한 것이다. 이를 위해 약 1,300억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출발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개막전부터 리버풀을 만나 0대4 참패를 당하더니 2라운드에선 본머스에게 1대2 일격을 당했다. 이어 아스널의 시즌 첫 승 제물이 됐고(1대3 패), 가장 최근엔 승격팀인 울버햄튼에게 마저 0대1로 패했다. 리버풀과 아스널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지만 본머스나 울버햄튼에게 패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렇게 개막 이후 4전 전패, 승점 0점을 기록 중인 웨스트햄은 2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승점을 얻지 못한 구단으로 남게 됐다.

물론 대대적인 전력 강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처음부터 잘 맞아 들어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무래도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정이다. 최악의 출발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역시 승리가 절실하다. 하지만 앞으로의 일정이 결코 순탄치 않다.

웨스트햄은 다가오는 주말 5라운드에서 에버튼을 만난다. 늘 강호들의 뒤를 이어 중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쉽지 않은 상대다. 이어 6라운드는 첼시, 7라운드는 맨유를 상대해야 한다. 자칫 연패의 늪이 더 길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거액을 투자하고도 시즌 초반 삐걱대고 있는 웨스트햄이 언제쯤 다시 제 궤도에 올라 상위권 도약을 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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