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머스가 올 시즌 초반 매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뉴시스·AP
본머스가 올 시즌 초반 매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EPL이 재밌는 이유를 들자면 매년 등장하는 ‘돌풍의 팀’을 빼놓을 수 없다. 빤한 결과를 거부하고, 리그 순위표를 요동치게 만드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2015-16시즌 레스터 시티는 5,000분의 1이란 배당률 속에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 시즌 역시 번리가 7위에 이름을 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올 시즌 역시 EPL엔 ‘돌풍의 팀’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10라운드까지 진행된 가운데, 본머스가 예상과 기대를 깨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본머스의 현재 순위는 6위. 맨시티, 리버풀, 첼시, 아스널, 토트넘의 뒤를 잇고 있다. 맨유, 에버튼보다 순위가 높다. 10경기 성적은 6승 2무 2패 승점 20점이다. 4위 아스널(승점 22점), 5위 토트넘(승점 21점)과의 차이는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는 수준이다.

본머스의 과거를 살펴보면, 이 같은 올 시즌 행보는 놀라움 그 자체다. 1899년 창단한 본머스는 120년 넘게 하부리그만 전전했다. 2부리그 승격도 1987년에 이르러서야 처음 성공했을 정도다. 불과 10년 전인 2008년엔 4부리그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이처럼 존재감 없던 본머스가 EPL 무대를 밟은 것은 2015-16시즌이 처음이었다. 2014-15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십(2부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창단 125년 만에 1부리그 승격에 성공한 것이다.

승격 첫 시즌은 역시 쉽지 않았다. 하지만 본머스는 1차 목표인 ‘생존’에 성공했다. 강등권과 승점 5점 차이로 16위에 이름을 올리며 다음 시즌에도 EPL에 남게 됐다. 그리고 발전하기 시작했다. 2016-17시즌 9위에 이름을 올리며 첫 번째 돌풍을 일으켰다. 이어 지난 시즌엔 중위권에 해당하는 12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 시즌 초반 돌풍이 결코 우연은 아닌 셈이다.

지난 두 시즌도 좋은 성과를 남겼지만, 올 시즌 본머스는 더욱 특별하다. ‘맹공’을 앞세워 상대팀을 제압하고 있다. 본머스는 10라운드에서 승격팀 풀럼을 3대0으로 꺾었다. 8라운드에선 역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왓포드를 만나 4대0 완승을 거뒀다. 10월 4경기에서 3승 1무를 기록하며 무려 9골을 성공시켰고, 실점은 1점에 불과했다.

본머스의 최대 강점 중 하나는 훌륭한 젊은 선수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올 시즌을 넘어 본머스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본머스가 진정한 2018-19시즌 ‘돌풍의 팀’으로 남기 위해선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고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즌이 마무리 될 내년 봄, 본머스가 어느 위치에서 팀의 역사를 쓰고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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