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두 가지 삶을 산다. 일상을 보내는 오프라인, 스마트폰을 통한 온라인. 오프라인이 전부였던 시대는 과거가 됐다.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온라인에 남기기 시작한 순간부터 온라인에서 사는 삶은 현실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변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받아들였을까? 혹자는 온라인 활동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린다. 온라인에서의 삶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부류가 존재하는 탓이다. 이에 <시사위크>는 온라인 시대를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건강한 온라인 습관 프로젝트’를 제안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필수품이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온라인에 투자한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스마트폰 활용도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마트폰은 ‘의식주’만큼 중요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필수품이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온라인에 투자한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스마트폰 활용도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마트폰은 ‘의식주’만큼 중요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스마트폰은 우리 삶을 지배한다. 단순한 연락 기능이 전부였던 단계를 넘어선지 오래다. 온라인으로 장을 보고,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등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했던 일들까지 소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오프라인에도 변화가 생겼다. 자동화기기는 줄고, 음식점에서는 계산대 앞에서 스마트폰 잠금 화면을 푸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개인의 일상뿐 아니라 사회 시스템까지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가 ‘스마트폰’에 담긴다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필수품이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온라인에 투자한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스마트폰으로 하는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스마트폰 활용도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마트폰은 ‘의식주’만큼 중요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17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만 19세~59세 스마트폰 보유자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응답자의 64.3%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2014년 조사(55.7%) 대비 증가한 수치다. 스마트폰의 부재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스마트폰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스마트폰을 화장실에 가져가는 응답자는 58.5%(2014년)에서 61.4%(2017년)로 증가했다. 손에 닿기 쉬운 곳에 두고 자는 응답자 역시 49.5%(2014년)에서 59.1%(2017년)로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스마트폰의 중요도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4.3%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엠브레인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스마트폰의 중요도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4.3%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엠브레인

개인의 삶에 미치는 스마트폰의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실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들도 온라인으로 가져간다.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에게 미치는 스마트폰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직장인 A씨(28)의 하루를 예로 들어 보자. 그의 하루에서 스마트폰의 중요도를 확인할 수 있다.

△AM 07:00=직장인 A씨의 하루는 스마트폰 ‘알람’으로 시작한다. 오전 7시로 맞춰둔 모닝콜이 울리자 A씨는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중단’을 누른 뒤 침대에서 일어난다.

△AM 07:30=옷을 입기 전,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날씨앱’에서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매일 오전 6시에 A씨의 스마트폰으로 전송되는 메시지에는 날씨, 습도, 미세먼지 농도 등이 적혀있다.

△AM 08:00=지하철역에 도착한 A씨는 다시 스마트폰을 열고 ‘지하철앱’을 누른다. 다음 열차의 도착 시간을 확인한다. 또, 도착역에서 버스로 갈아타는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빠른 하차’가 가능한 열차 번호를 미리 알아둔다.

△PM 12:30=점심을 다 먹었지만 A씨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커피전문점앱’을 통해 지도상 가장 가까운 매장을 확인,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주문 대기시간을 줄여 점심시간을 알차게 쓰기 위해서다. 주문이 완료되면 ‘결제앱’으로 점심 값을 지불하고 문을 나선다.

△PM 06:00=퇴근을 하며 온라인 기사를 본다. A씨는 ‘뉴스앱’으로 들어가 많이 본 뉴스 순으로 정렬한 뒤 1위부터 10위까지의 기사를 정독하며 집으로 향한다. 퇴근 시간 30분간 그날의 주요 기사를 확인한다. 

△PM 08:00=잊고 있었던 은행 업무를 본다. ‘은행앱’을 열고 친구들과 만나 사용한 밥값 일부를 실시간 이체한다. 주거래 은행 우대 혜택으로 늦은 밤 이체에도 수수료가 없다. 이후 ‘마켓앱’으로 당장 필요한 생필품을 산다. 물건은 다음날 오후 도착한다. 

△PM 11:00=잠자리에 들기 전, ‘스케줄앱’을 열고 내일 일정을 확인한다. 특별한 일정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SNS앱’으로 전환한다. 친구들이 올린 일상을 확인하고 댓글을 남긴 뒤 스마트폰을 끄고 잠이 든다.

수면 시간을 제외한 모든 일상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잠들기 전까지 계속 사용하는 메신저앱이나 포털앱 등은 제외한 것이다. 현대인의 삶에 미치는 스마트폰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 온라인 생활, 오프라인까지 바꿨다

스마트폰 활용도가 높아진 가장 큰 이유는 ‘시간 절감’으로 풀이된다. 오프라인에서 시간을 할애해 해결할 작업들이 클릭 몇 번을 통해 가능해졌다. 이에 스마트폰의 활용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엠브레인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시간활용 측면에서 스마트폰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67.7%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대답했다. 

온라인 활동이 확대되면서 가져온 변화다. 개인의 온라인 활동이 증가하자 오프라인에도 변화가 생겼다. ‘아마존 효과(Amazon Effect)’가 대표적이다. /아마존
온라인 활동이 확대되면서 가져온 변화다. 개인의 온라인 활동이 증가하자 오프라인에도 변화가 생겼다. ‘아마존 효과(Amazon Effect)’가 대표적이다. /아마존

주목할 점은 온라인 활동이 확대되면서 가져온 변화다. 개인의 온라인 활동이 증가하자 오프라인에도 변화가 생겼다. ‘아마존 효과(Amazon Effect)’가 대표적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의 시세 확장이 일반 기업의 주가까지 흔든다는 의미로, 온라인의 영향력이 산업의 근간을 바꿀 정도의 파급력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단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11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 ‘온라인거래 확대의 파급효과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혼라인 거래 확대는 2014년 이후 근원 인플레이션율(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에 연평균 0.2%포인트 내외 하방 압력을 줬다. 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연평균 1만6,000명 감소시켰다. 한국은행은 “ ICT기술 발전에 따른 거래 편의성 증대 등으로 온라인거래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고용 및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향후 디지털혁신 가속화로 가계 및 기업의 행태 변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온라인 판매 총액은 80조원으로, 전체 소매판매 규모(440조1,000억원)의 18.2% 비중을 차지한다. 온라인 판매 수치는 지난 2013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률이 상승하면서 모바일 쇼핑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모바일 쇼핑 비중은 전체 온라인 판매의 절반(49.7%)를 차지했다. 한국은행은 “스마트폰 가입자가 지속 증가하면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100%에 가까운 수준으로 상승했다”며 “간편결제 서비스 등으로 온라인 결제의 편의성이 크게 제고됐다”고 분석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은행별 점포 및 무인자동화기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점포는 지난 6월 말 기준 6,768개로 확인됐다. 2013년 말(7,652대) 대비 11.6% 감소했다. CD, ATM 등과 같은 무인자동화기기는 같은 기간 5만5,531개에서 4만3,831개로 약 21% 줄었다. 스마트폰, PC 등 비대면 온라인창구가 활성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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