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초선의원들이 의정활동 3년차를 맞았다. 전직 대통령 탄핵소추와 조기대선, 지방선거, 남북정상회담까지. 이들의 지난 3년은 유독 빠르게 지나갔다. 초선의원들이 평가하는 20대 국회는 어떨까. 국회법보다 여야 합의를 우선하는 독특한 속성, 당론과 자기소신이 부딪힐 때의 난감함 등 쉽지 않은 국회 생활 속에서도 당선 때의 초심을 유지하고 있을까. <시사위크>는 초선의원 137명에게 소회를 물었다. <편집자 주>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20대 국회 초선의원들은 스스로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대부분의 초선 의원들이 다음 21대 총선 때도 다시 출마해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선의원들은 지난 2년 반 동안 자신들의 의정활동 전반에 대해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했다. '매우 성과(23.2%)‘, '대체로 성과(59.8%)’라고 답한 비율이 83%로 스스로의 의정활동에 만족감을 보였다. '보통' 14.6%, '대체로 미진' 2.4%이었고, '미진' 응답은 없었다.
2016년 4·13 총선 당선 당시 가졌던 초심도 잘 유지하고 자신의 공약도 잘 실현하고 있다고 대부분 답했다. '매우 그렇다'가 31.7%였고 '대체로 그렇다'는 63.4%로 무려 95.1%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보통'은 3.7%, '대체로 그렇지 못하다'는 1.2%였고, '매우 그렇지 못하다'고 평가한 의원은 없었다.
이 같은 초선의원들의 평가는 재선 도전에 대한 강한 의지로 이어졌다. 79.3%의 초선의원들이 21대 총선 도전 의사를 밝혔고, 20.7%가 '아직 모르겠다'고 답했다. 고민은 하고 있지만, '도전하지 않겠다'고 답한 의원은 없었던 셈이다.
다만 국회의원 정수 확대에 대해서는 '그렇다'가 50%, '그렇지 않다' 40.2%, '잘 모르겠다' 9.8% 등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초선의원들의 긍정적 자평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결코 좋지 않다. 최근 선거제도 개혁안 중 하나인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답하면서도,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에는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국회는 국가사회기관 중 신뢰도 꼴찌를 기록하는 오명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2018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국회는 1.8%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50명 중 단 한 명만 국회를 신뢰한다고 답한 셈이다. 반면 당시 조사에서 대통령이 21.3%로 1위를 기록했으며 시민단체(10.9%), 대기업(6.9%), 언론(6.8%) 등이 뒤를 이어 국회보다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조사기간 2018년 10월31일. 조사대상 전국 성인 504명. 응답률 7.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p.>
이러한 국회의원과 국민 여론 간 괴리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현역 의원이자 정치권 원로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렇게 진단했다.
박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특수활동비나 해외출장을 빙자한 외유 등이 원인인데, 이것은 사실 초선의원보다는 선배들의 잘못이다"라면서도 "다만 초선의원들도 이러한 것을 거부하고 개혁을 요구해야 하는데, 이들도 나쁜 관행에 스스로 적응해 간다. 그것이 더욱 불신을 쌓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관행이라고 해도 국민이 바라지 않는 일은 초선들이 나서서 '우리부터 하지 않겠다'하는 정풍운동이나, 선배들에게 '이래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는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과거 국회의원으로서 재미를 만끽하고, 적응하는 것에 앞선다면 똑같은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