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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언더독] 약자들의 통쾌한 반란, 지친 이들을 ‘위로’하다
2019. 01. 08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오성윤, 이춘백 감독이 8년 만에 신작 ‘언더독’으로 돌아왔다. 해당 영화 포스터 / NEW 제공
오성윤, 이춘백 감독이 8년 만에 신작 ‘언더독’으로 돌아왔다. 해당 영화 포스터 / NEW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강아지 뭉치는 새끼 때와 달리 몸이 커졌다는 이유로 산속에 버려진다. 하루아침에 운명이 바뀐 뭉치는 우연히 만난 거리 생활의 고참 짱아 일당을 만나 목숨을 구하게 된다. 차츰 짱아 무리의 라이프 스타일에 적응해나가던 뭉치는 산에서 생활하는 들개 밤이 가족을 만나 새로운 삶을 꿈꾼다. 하지만 짱아 무리의 아지트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고, 뭉치는 짱아 무리, 밤이 가족과 함께 진정한 자유를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애니메이션 ‘언더독’은 오성윤, 이춘백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오성윤, 이춘백 감독은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을 통해 가슴 따뜻한 감동과 깊은 울림을 선사하며 누적관객수 220만명을 동원, 국내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신작 ‘언더독’은 ‘마당을 나온 암탉’을 뛰어넘는 유쾌한 웃음과 묵직한 감동을 전한다. 인간과 함께 살다가 하루아침에 유기견이 된 뭉치가 거리와 산속에서 자신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견공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개척해나가는 과정은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언더독’에서 악역은 인간이다. 가족 같던 반려견을 산 속에 유기하면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어 오히려 잘 됐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자기 행동을 합리화하는 뭉치 주인, 늙고 병든 방울이를 차가운 산속에 버리고 매몰차게 돌아서는 방울이 주인, 유기견을 모아놓고 무자비하게 학대하는 사냥꾼 등 ‘언더독’이 그리는 인간의 모습은 현실과 맞닿아 있어 더 아프게 다가온다.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을 찾아 떠나는 뭉치와 견공들을 응원하게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D와 3D를 적절히 배합한 점은 ‘언더독’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해당 영화 스틸컷 /NEW 제공
2D와 3D를 적절히 배합한 점은 ‘언더독’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해당 영화 스틸컷 /NEW 제공

주체적으로 행복한 삶을 찾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언더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이춘백 감독은 “관객들이 ‘언더독’ 주인공들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성취하는 과정의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D와 3D를 적절히 배합한 점은 ‘신의 한 수’다. 배경의 따스함을 지키면서도 캐릭터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 손으로 직접 스케치한 배경은 2D 화회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며 ‘언더독’만의 따뜻하고 포근한 손맛을 구현해냈다. 한반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배경으로 담아내 시선을 빼앗는다. 반면 캐릭터들은 3D로 작업, 감정과 동작 표현 등을 역동적이고 풍성하게 담아냈다.

‘언더독’은 ‘선녹음 후작화’ 방식을 택해 완성도를 높였다. 먼저 캐스팅을 진행해 배우들의 연기를 영화 속 캐릭터에 반영할 수 있게 했고, 배우의 감정선과 얼굴 표정 등을 그대로 캐릭터에 이입시켜 싱크로율을 높였다. 이에 ‘언더독’ 캐릭터들은 실제 캐스팅된 배우들과 똑 닮아있어 몰입도를 높인다. 또 ‘선녹음 후작화’ 방식은 그동안 국내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지적됐던 목소리와 캐릭터의 입이 맞지 않는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했다.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가 캐릭터에 생생하게 반영돼 감정 이입을 돕는다.

진심을 담은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는 ‘언더독’을 이끄는 힘이다. /NEW 제공
진심을 담은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는 ‘언더독’을 이끄는 힘이다. /NEW 제공

진심을 담은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도 좋다. 먼저 뭉치 목소리를 연기한 도경수는 첫 더빙 도전에도 어색함이 없다. 순수하지만 강단 있는 뭉치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똑 닮은  뭉치와 도경수의 ‘케미’도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도경수와 마찬가지로 처음 목소리 연기를 펼친 박소담은 밤이 역을 맡아 ‘걸크러쉬’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배우 박철민은 ‘언더독’ 속 웃음을 8할 이상 담당한다. 시츄 짱아 역을 맡은 그는 능숙한 전라도 사투리 연기와 감칠맛 나는 애드리브로 ‘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한다. 짱아가 등장하는 거의 모든 순간, 관객들은 웃음을 참지 못할 것이다. 뭉치와 친구들을 괴롭히는 사냥꾼 목소리는 배우 이준혁이 연기,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긴장감을 높인다. 

‘언더독’(underdog)은 경쟁 관계에서 가장 하위에 있는 약자를 뜻한다. 영화 ‘언더독’은 사회적 약자인 동물들이 스스로 삶을 개척해가는 이야기를 통해 프레임 안에 갇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찬 메시지를 전한다. 아이는 물론, 어른들의 취향까지 제대로 저격할 애니메이션 ‘언더독’은 오는 16일에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