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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의 품격’이 던지는 메시지
2019. 01. 25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 판정을 받은 SBS '황후의 품격' / SBS '황후의 품격' 공식 홈페이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 판정을 받은 SBS '황후의 품격' / SBS '황후의 품격' 공식 홈페이지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SBS 인기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결국 ‘법정제재’ 판정을 받았다.

2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가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방송심의소위원회는 “‘15세이상시청가’ 드라마에서 과도하게 선정‧폭력적이거나 조현병 환자가 테러를 저질렀다고 둘러대는 장면 등을 방영한 SBS ‘황후의 품격’에 ‘법정제재’(주의)를 의결하고 전체회의에 상정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소위원회는 “드라마라 할지라도 자칫 조현병에 대한 선입견을 강화시켜 환자들의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며, 과도한 폭력 묘사나 선정적인 장면은 청소년들의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적절한 표현 수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태후가 황실에 테러를 가한 범인들을 조현병 환자라고 언급 ▲황제와 비서 간 애정행각을 선정적으로 묘사하는 장면 반복 노출 ▲결박된 사람에게 시멘트반죽을 부어 위협하는 장면  ▲선정적·폭력적인 장면이 담긴 방송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재방송한 점 등을 꼽으며 ‘의견진술’ 청취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의견진술’은 법정제재를 하기 전 방송사의 방어권 보장을 위한 구제수단으로, 방송사의 의견을 듣고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위한 절차다. 또한 ‘과징금’ 또는 ‘법정 제재’는 소위원회의 건의에 따라 심의위원 전원(9인)으로 구성되는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하며, 지상파‧종편‧보도‧홈쇼핑 PP 등이 과징금 또는 법정제재를 받는 경우 방송통신위원회가 매년 수행하는 방송평가에서 감점을 받게 된다.

2018년 11월 첫 방송된 SBS ‘황후의 품격’은 어느 날 갑자기 신데렐라가 돼 황제에게 시집온 명랑 발랄 뮤지컬 배우가 궁의 절대 권력과 맞서 싸우다가 대왕대비 살인사건을 계기로 황실을 무너뜨리고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장나라(오써니 역), 최진혁(천우빈/나왕식 역), 신성록(이혁 역), 이엘리야(민유라 역), 신은경(태후 강씨 역) 등이 열연을 선보이며 수목 드라마 시청률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이 작품 속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에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 / (사진 맨 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SBS '리턴', SBS '여우각시별', JTBC 'SKY 캐슬', tvN '알함브라궁전의 추억' 방송화면 캡처
시청자들이 작품 속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에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 / (사진 맨 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SBS '리턴', SBS '여우각시별', JTBC 'SKY 캐슬', tvN '알함브라궁전의 추억' 방송화면 캡처

이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황후의 품격’에 내린 판정은 단순 해당 드라마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청자들의 재미와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소재를 주재로 하는 드라마 혹은 방송 장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 선정적인 장면은 물론이고. 갑질, 불륜, 살인, 폭력 등 자극적인 소재를 이용하는 작품들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 

실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발표한 ‘2018년 상반기 민원 접수‧처리 현황’에 따르면, 위반 유형별 신청 현황에서 ‘공정성’ 신고건수가 1,085건(20.3%)으로 가장 많고, ‘소재 및 표현 기법’(성표현, 폭력묘사, 충격‧혐오감 등)이 858건(16%)으로 두 번째로 많다. 시청자들이 자극적인 방송으로 불편감을 호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많은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자극적인 장면들이 쓰이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다만, 드라마들이 재방송되는 주 시간대가 청소년보호시간대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켜야할 선은 분명 존재한다. ‘올바른 볼거리’. ‘황후의 품격’에 대한 방심위 제재가 던지는 메시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