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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조현탁 감독이 말하는 ‘SKY 캐슬’의 모든 것
2019. 02. 01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SKY 캐슬' 연출을 맡은 조현탁 감독 / JTBC 제공
'SKY 캐슬' 연출을 맡은 조현탁 감독 / JTBC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대학 입시 제도를 꼬집으며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하고 있는 'SKY 캐슬‘. 뜨거운 화제성만큼이나 해당 드라마에 대한 논란과 궁금증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 이에 조현탁 감독이 입을 열었다. 

'SKY 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다. 예측 불가 전개와 다음 회의 본방 사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강렬한 엔딩으로 역대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다. 

지난 1월 31일 서울 마포구 베스트 웨스턴 프리미어 서울 가든 호텔 그랜드볼룸 A홀에서 ‘SKY 캐슬’ 조현탁 감독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조현탁 감독은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침없는, 통쾌한 답변을 남겨 이목을 사로잡았다. 더욱이 2월 1일 대망의 'SKY 캐슬' 마지막 방송만을 남겨둔 상황이라 관심이 쏠렸다. 그렇다면 OST 음반 논란, 대본 유출 사태, 다양한 결말을 추측하는 SNS 속 스포일러 등 ‘SKY 캐슬’에 대한 궁금증에 대한 조현탁 감독의 답변을 살펴보자.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조현탁 감독 / JTBC 제공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조현탁 감독 / JTBC 제공

- 비지상파 새 역사를 썼다는 호평이 이어질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얻고 있다. 이렇게 사랑 받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촬영을 진행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저희 (촬영) 차량이 나타나면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라. 심지어는 스태프들끼리 점심을 먹고 있으면 옆자리 아주머니들이 'SKY 캐슬‘ 이야기를 하시더라. 'SKY 캐슬’을 안 보신 어머니를 다른 어머니들이 설득하고 계시더라. 그런 걸 보면서 사람들한테 드라마가 뭔가를 어필하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이것이다’라고 말하지는 못할 것 같다. 이건 저도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다.

다만 사회적 이슈하고 드라마 스토리와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교육문제에 대해 교육을 잘하는 자녀를 둔 부모든 아닌 경우든 나름대로 큰 고충을 갖고 있고, 이는 큰 문제다. 입 밖으로 내뱉기 힘든 지점이고, 사람들하고도 나누기 힘든 지짐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드라마가 어떤 걸 건들기 시작하니까 봐주신 것 같다. 평범하지만 이 부분이 제일 큰 것 같다.”

- 첫 시청률 1.7%가 나왔을 때 어떤 심경이었는가.
“연출입장에서는 그런 시청률이 나와도 촬영을 하지 않나. 그날 신아고에서 극중 아이들과 촬영을 하는 날이었다. 그 아이들을 촬영 전부터 방송국으로 불러 같이 연습하고 자신감 북돋으며 시작했는데 시청률이 나오니 같이 촬영하는 게 쉽지 않았다.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내가 연연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그날 촬영 마치고 작가님이랑 통화하다가 너스레를 떨며 2부는 시청률이 4% 넘을거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작가님이 저에게 ‘그런 사례가 있냐’고 물어 ‘없다’고 답했다. 근데 얼마 뒤 정말로 시청률이 4%가 넘고 좋은 일들만 있었다.”

- ‘엔딩장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엔딩장면이 매 회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비결이 무엇인가.
“엔딩장면 같은 경우는 대본에 촘촘히 잘 나와있었다. 대본을 보면 그 다음회를 안읽고는 못 베기게 처음부터 잘 구성돼 있었다. 작가님이 이미 10부 정도까지 대본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뒷이야기에 대한 계산과 짐작이 가능했고, 다양한 엔딩에 대한 여러 갈랫길을 선택할 수 있었다. 엔딩에 대해서는 심지어 같이 일하는 배우분들도 궁금해하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대본의 힘이 컸던 것 같다.”

- 17화 대본 유출 사태도 있었고, 최근엔 OST 표절 논란도 있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다.
“17화 대본 유출은 17화 편집을 하고 있다가 편집실에서 뒤늦게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당황스러웠다. 어떻게 하면 시청자분들께 재밌게 보여드릴 수 있을까 나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던 터에 이 대본이 이미 유출돼서 밖에 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굉장히 분노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저작권 부분도 그렇지만, 과장되게 말하면 현장에서 피고름을 짜면서 일하고 있다. 손쉽게 (대본이) 밖으로 유출되는 건 엄격한 범죄행위라고 생각한다.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적절한 결과 기다리고 있다. 일부 의견에서 ‘새로운 마케팅 효과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것도 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본 유출에 시청률을 말하는 건 얼토당토 않다. 드라마 업계에 일어나면 안되는 일이다.

OST 부분은 전혀 몰랐다. 원곡을 아직 들어보지도 못했다. 20부 방송 마무리를 하느라 전혀 몰랐다가 어제 늦게 소식을 들었다.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는 것 같아서 따로 드릴 말씀은 없는 것 같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라고 하시면 김태석 음악감독이 성실하고 열심히 이 작품에 대해서 해왔다. 또 저와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온 터에 신뢰가 있기 때문에 우려하신 그런 일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아직 다 확인된 게 아니라서 섣불리 이렇다 말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다.”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JTBC 'SKY 캐슬' / JTBC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JTBC 'SKY 캐슬' / JTBC

- 'SKY 캐슬‘ 부작용으로 이슈코디네이터를 찾는 시청자들이 느는가 하면, 교육열을 입증하는 아이템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실제로 김서형 씨가 연기한 김주영 캐릭터 같은 코디네이터를 찾으시고 문의하신 분들이 있다는 걸 듣고 그게 실제로 교육 현실의 맨얼굴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답답하고 아쉽다. 물론 그런 리액션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희 ‘SKY 캐슬’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코디네이터 정보 차원이 아니라 부모 자식 간에 교육으로 인한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드라마가 20회까지 끝나게 되면 생각이 드시는 게 있으실 것 같다.”

- 정준호(강준상 역)를 환자가 흉기로 협박하는 장면이 ‘모방범죄’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혹시라도 속상하신 분들이 계시거나 일말의 피해가 가신 분들이 있다면 죄송하다. ‘강준상’(정준호 분)캐릭터에 집중하고자 했던 것이지 의사라는 직업에 다른 의도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다. 어떤 직업에 있어서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런 캐릭터를 이야기 하려고 했던 것이다. 상처가 되셨거나 물의를 일으킨 점이 있다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 전해드리고 싶다.”

- ‘SKY 캐슬’에 담긴 에피소드들이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정도로 현실이 반영됐는가. 또한 작가님과 교육 현실의 어떤 점을 전달하고 싶었나.
“‘SKY 캐슬’이 작가님의 자전적인 것들로 비롯됐다는 이야기가 겉잡을수 없이 커지고 있다. 극중 영재(송건희 분)가 작가님의 아들을 모델로 했다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다. 자전적이라는 것은 작가님이 아이를 키우면서 대학 입시를 치르고 준비했던 경험을 베이스로 삼았다는 뜻이다. 작품과 닿아있는 것은 없다. 극적인 부분은 작가님과 이야기하면서 만들어낸 것들이고 실화를 가져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작가님은 본인이 아이를 대학에 보내는 과정을 겪으면서 실제 부모들은 자식들이 잘되기 위해 강압적으로 대학입시 과정을 강요할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무엇이 남는지 이야기 하고 싶어 하셨다. 부모자식간의 교육이라는 소재를 두고 진심 어린 어떤 이야기를 묻고 있는 것 같다. (드라마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영재라는 아이가 엄마 명주(김정난 분)가 자살하지 않고 입시 합격 한 후 대학을 쭉 다녔으면 임명주는 영재를 가만히 두지 않았을 것이다. 좋은 대학 성적을 내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을 것이다. 의대를 졸업하면 또 대학병원에 남아야한다고 하지 않나. 그럼 대학 병원에 남게 했을 것이고, 유능한 전문의에 센터장, 기조실장, 병원장이 되게 했을 것이다. 그렇게 된 게 정준호(강준상 역) 씨다. 계속 이어지는 정애리(윤여사 역)와 정준호의 모자 관계, 50살이 다 돼서야 자기가 누군지 의문을 갖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 놓은 것 등이 부모와 자식 간에 무언가를 드라마가 계속 묻고 있는 것 같다.”

1월 31일 서울 마포구 베스트 웨스턴 프리미어 서울 가든 호텔 그랜드볼룸 A홀에서 열린 ‘SKY 캐슬’ 조현탁 감독의 기자간담회 / JTBC 제공
1월 31일 서울 마포구 베스트 웨스턴 프리미어 서울 가든 호텔 그랜드볼룸 A홀에서 열린 ‘SKY 캐슬’ 조현탁 감독의 기자간담회 / JTBC 제공

- 결말을 예측하는 추측성 스포일러 내용이 전해지고 있는데 알고 계시나.
“스포일러는 못봤다. 현장에서 염정아 씨나 김서형 씨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제가 들은 스포일러들은 거의 다 틀렸다. 어떻게 틀린 스포일러가 이렇게 디테일을 갖고 덩치를 키우는 지 신기하더라. 저희들끼리는 불어난 스포일러 이야기를 다음 촬영 때 또 하고 또 하고 했다. 이야기는 작가님과 정해져 있던 것이 있었기 때문에 스포일러 때문에 좌지우지된 것은 전혀 없다.”

- 작품 이름과 똑같은 납골당이 존재하는 데 혹시 관계가 있는가. 
“일단 ‘SKY 캐슬’ 제목의 납골당이 있는 걸 임박해서 알았다. 납골당과 일체 관련 없다. 하지만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혜나(김보라 분)가 죽고 유골함을 보관하게 된 납골당이 실제 'SKY 캐슬‘에 가서 찍었다. 정문 입구에서 찍다가 'SKY 캐슬’ 간판이 걸려 있길래 포함해서 찍어야하나 고민을 했었다. 그렇지만 납골당과는 직접적인 관련 없다.”

- 혜나가 죽기 전 잠자리가 죽은 채로 등장하는 데 혹시 의도하신 장면인가.
“잠자리는 따로 대본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촬영 현장에 도착하면 꼼꼼히 준비해서 찍으려고 하는데 현장의 당일 기세라고 할까. 그 현장만이 가진 아름다움을 찾으려 둘러보던 중 한겨울 고등학교 교실 앞 복도에 죽은 잠자리가 있었다. 혜나랑 우주(찬희 분)가 리허설을 하고 있는 와중에 발견했다. 이미 혜나의 사망에 대한 스토리를 알아서 그런지 잠자리가 예사롭지 않게 보여서 촬영감독에게 찍으라고 했다. 사람들이 이걸 두고 풍부하게 해석할 줄은 몰랐다. 잠자리는 스스로 자살을 할 수 있는 곤충이다 등 엄청난 해석을 들었는데, 현장에서 즉석으로 결정된 많은 요소들 중 하나였다.”

- 입시 현실을 현실감 있게 그리기 위해 취재한 부분이 있나.
“자료조사는 작가님이 꼼꼼하게 하신 상태였다. 대치동에 밤에 앉아서 지켜봤더니 괴상한 풍경들이 많더라. 어린 아이가 큰 가방을 매고 한 쪽 손에는 크레딧 카드를 들고 밤에 돌아더니더라. 카드로 뭔가를 사먹고 학원을 이동해 가는 아이들 군단을 볼 수 있었다. 밤 12시가 넘었는데도 식당에 아이들이 우글우글 들어와 있었다. 이 작품을 기획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현실이었다. 그렇게 대한민국이 굴러가고 있더라. 그걸 보면서 제가 진심으로 작품에 임해야 하고 나도 문제의식이랄지 실감을 깊게 하면서 (촬영을)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수임' 역을 소화해낸 이태랜 /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이수임' 역을 소화해낸 이태란 /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 이태란이 맡은 ‘이수임’ 역은 원래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캐릭터인 것 같았는데 방송이 되면서 가장 많은 욕을 먹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이 남다른 생각이 들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
“굉장히 고통스러운 부분 중 하나였다. 촬영하면서 이태란 씨가 상처도 많이 받고, 배우 본인은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해석해주시니까 도리가 없더라. 그럼에도 이태란 씨가 꿋꿋하게 한 장면씩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인간적으로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혐오수임’에서 ‘탄산수임’으로 (시청자들의 평이) 변하더라. 드라마에서 보시면 알겠지만 한 번 시청자 눈 밖에 나면 돌아오기 힘든데 진심을 가지고 배우가 한 걸음 한 걸음 자기 일을 최선을 다해 나가면 알아봐주시더라. 그런 것들도 작품 외적으로 좋은 경험한 것 같다.”

- 20회 한 회만 남기고 있다. 마지막회 관전 포인트를 알려주실 수 있나.
“어젯밤 늦게, 오늘 새벽까지 마지막 편집을 했고 아직 음악작업이 끝나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전화 걸어 물어봐주시는데, 친한 방송 관계자들에게 ‘진짜 알고 싶냐. 진짜 알고 싶으면 얘기해줄게’라고 하니 ‘아니야. 그냥 방송 볼게’ 하더라. 방송을 봐주시면 감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