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KBS 2TV 주말 연속극에 복귀한 김해숙 / KBS 2TV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방송화면 캡처
2년 만에 KBS 2TV 주말 연속극에 복귀한 김해숙 / KBS 2TV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방송화면 캡처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이 세상의 딸들을 위해 살아가는 어머니가 거의 다 라고 본다.

모든 어머니를 ‘박선자’라는 역으로 대신 풀어드리고 싶다.
모든 딸과 엄마들에게 저희 드라마를 보여주고 싶고,
보시면서 많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제작발표회에서-

김해숙이 ‘국민엄마’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이상해’ 이후 2년 만에 KBS 2TV 주말연속극에 복귀한 것. KBS 2TV 새 주말연속극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을 통해서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은 전쟁 같은 하루 속에 애증의 관계가 돼버린 네 모녀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모든 엄마와 딸들에게 위로를 전하겠다는 포부로 만들어진 드라마다. 극중 김해숙은 세 딸들에게 자신과 같은 인생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살아온 설렁탕집 사장 ‘박선자’ 역을 맡았다.

1974년 MBC 7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배우로 한 길을 걸어온 지 어느 덧 45년차가 된 김해숙. 흘러간 세월만큼이나 다양한 작품에 모습을 드러낸 그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김해숙은 ‘엄마’ 캐릭터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김해숙이 출연한 작품들 중 KBS 2TV ‘소문난 칠공주’(2006) JTBC ‘무자식 상팔자’(2012~2013) KBS 2TV ‘왕가네 식구들’(2013~2014) ‘아버지가 이상해’(2017) 등이 높은 시청률 기록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음이 이를 입증한다. 

'엄마'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아온 배우 김해숙 / KBS 2TV '아버지가 이상해' 방송화면 캡처
'엄마'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아온 배우 김해숙 / KBS 2TV '아버지가 이상해' 방송화면 캡처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속 김해숙의 활약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2년 만의 복귀지만 김해숙의 정감 있는 연기는 변함이 없다. 푸근한 특유의 이미지에 유쾌함과 가슴 찡함을 오가는 연기력, ‘국민 엄마’의 귀환을 실감케 만든다.

무엇보다 김해숙은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남편 김영철(변한수 역)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연기를 선보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딸들과의 관계에 중점을 맞춰 연기를 선보인다. 업그레이드된 공감대를 장착하고 돌아온 것.

앞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김해숙은 “’박선자‘는 이때까지 제가 표현했고, 많은 드라마에서 보여준 엄마에 대한 이미지보다는 어쩌면 저의 모습 일수도 있고 시청자들의 모습일 수도 있는 가장 현실적인 엄마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며 “엄마는 숭고하고 지고지순하다는 것보다는,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드라마를 통해 반영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보시면서 공감을 하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혼한 딸의 육아를 도와주는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낸 김해숙/ KBS 2TV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방송화면 캡처
결혼한 딸의 육아를 도와주는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낸 김해숙/ KBS 2TV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방송화면 캡처

실제 첫 방송부터 김해숙은 스쿠터를 타고 등장, 바쁜 딸 유선(강미선 역)을 대신해 손녀딸 주예림(정다빈 역)을 알뜰살뜰 돌보는 모습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아냈다. 이밖에도 설거지, 빨래, 밑반찬 준비 등 일하는 유선의 살림을 대신해주는 모습, 철딱서니 없는 시어머니 박정수(하미옥 역)의 상차림 요청을 받은 유선 대신 음식들을 준비하는 모습 등 딸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엄마의 일상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김해숙이 그리는 엄마는 묵직하기만 하지 않다. 그의 ‘엄마’ 캐릭터가 사랑받는 또 하나의 이유다. 둘째 딸인 김소연(강미리 역)이 선물해 준 옷을 보고 “이거 다 해서 얼마주고 샀어? 하여간 넌 돈 쓰는 그 손모가지부터 어떻게 해야 한다니까”라고 호통을 치는 한편, 김소연이 애교를 부리며 “엄마 너무 예쁘다. 우리 엄마 귀엽다. 시집가도 되겠네”라고 하자 김해숙은 못 이긴 듯 거울을 보고 만족한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45년 연기 내공에 현실감을 입혔다. “모든 어머니를 ‘박선자’ 역으로 대신해 풀어주고 싶다”고 밝혔던 김해숙. 딸을 위해서라면 어떤 헌신도 가리지 않으며, 딸로 인해 울고 웃는 엄마 그 자체다. 현실 엄마를 절로 떠오르게 만드는 그의 연기,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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