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 작품에 출연한 배우 서이숙 / 뉴시스
올해 세 작품에 출연한 배우 서이숙 / 뉴시스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원칙주의자 판사, 걸크러쉬 넘치는 대한은행 전무 그리고 다양한 얼굴의 열두 자매 마고신 캐릭터까지. 올해만 세 작품이다. 작품마다 차별화된 연기로 안방극장을 매료시키고 있는 그녀. 배우 서이숙의 연기엔 끝이 있긴 한걸까.

어느덧 중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7월 13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는 엘리트 호텔리어 ‘구찬성’(여진구 분)이 운명적인 사건으로 호텔 델루나의 지배인을 맡게 되면서 달처럼 고고하고 아름답지만 괴팍한 사장 ‘장만월’(이지은 분)과 함께 델루나를 운영하며 생기는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호텔 델루나’는 총 16부작으로, 현재 6부작까지 방영됐다.

흔한 ‘1인 2역’이 아니다. 서이숙이 무려 ‘1인 12역’에 나선 것. 극중 서이숙은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인간의 생사고락을 관장하는 신이자 다양한 성격의 열두 자매 ‘마고신’ 역을 맡았다.

'호텔 델루나'를 통해 다양한 성격을 지닌 '마고신' 역을 선보이고 있는 서이숙 / tvN '호텔 델루나' 방송화면 캡처
'호텔 델루나'를 통해 다양한 성격을 지닌 '마고신' 역을 선보이고 있는 서이숙 / tvN '호텔 델루나' 방송화면 캡처

하나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도 힘들 터. 하지만 서이숙은 죽은 이들에게 꽃을 나눠주는 ‘첫째 마고신’을 필두로, 약을 잘 다룰 줄 아는 진중한 ‘둘째 마고신’, 머리부터 발끝까지 핑크색으로 무장한 여성스러운 ‘셋째 마고신’ 등 뭐하나 똑같지 않게 차별화된 ‘마고신’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킨다. 각기 다른 핵심 포인트를 절묘하게 살려낸 ‘서이숙표 마고신’. 묘하게 중독된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쇄도하는 이유다.

‘호텔 델루나’에서 ‘마고신’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캐릭터다. 이지은과 여진구 만남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 또한 여진구의 주변을 맴돌며 던지는 서이숙의 멘트 하나하나는 미스터리한 이지은에 대한 힌트를 던지고 때론 극의 흐름을 이끈다. 이에 모든 배역이 중요하나, 특히 ‘마고신’ 캐릭터가 부자연스럽게 표현됐다면 작품이 받는 타격은 컸을 터. ‘호텔 델루나’의 신의 한 수는 서이숙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뱅커' 속 '도정자'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서이숙 / MBC '더 뱅커' 방송화면 캡처
'더 뱅커' 속 '도정자'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서이숙 / MBC '더 뱅커' 방송화면 캡처

서이숙은 올해 벌써 두 작품을 마친 상태다. 앞서 지난 3월 종영한 KBS2TV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에서 그는 지나칠 정도로 깐깐한 원칙주의자 판사 ‘신미숙’ 역을 맛깔나게 구사하며 연기력을 입증했다. 이어 지난 5월 종영한 MBC ‘더 뱅커’에서는 독설가 스타일의 대한은행 전무 ‘도정자’ 역을 명불허전의 연기력으로 소화해냈다.

대학로가 인정하는 배우에서 이제는 어엿한 TV 속 시청자들이 인정한 ‘신스틸러’가 된 서이숙. SBS ‘제중원’(2010)부터 JTBC ‘인수대비’(2011~2012), MBC ‘신들의 만찬’(2012), SBS ‘상속자들’(2013), MBC ‘기황후’(2013~2014), tvN ‘하트투하트’(2015), SBS ‘육룡이 나르샤’(2015~2016),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2017) 등 수많은 작품이 이를 입증한다.

‘호텔 델루나’를 통해 ‘1인 12역’까지 소화해내는 서이숙의 기똥찬 연기력,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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