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재미를 더하는 에필로그. '검사내전' 1회 에필로그 장면 / JTBC '검사내전' 방송화면 캡처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는 에필로그. '검사내전' 1회 에필로그 장면 / JTBC '검사내전' 방송화면 캡처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극의 종말에 추가한 끝대사 또는 보충한 마지막 장면을 뜻하는 ‘에필로그’.  1분~2분 남짓한 짧은 에필로그가 드라마의 매력을 더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비하인드 스토리는 물론 작품의 결정적 장면까지 담아내며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는 것. 드라마의 영리한 에필로그 사용법에 시청자들이 매료되고 있다.

◇ 재미, 오싹함, 깜짝 반전까지… 종합세트 같은 ‘검사내전’ 에필로그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이 남다른 에필로그 사용으로 시청자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JTBC ‘검사내전’은 미디어 속 화려한 법조인이 아닌 지방도시 진영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 검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이선균(‘이선웅’ 역), 정려원(‘차명주’ 역), 이상희(‘오윤진’ 역) 등 연기파 배우들이 검사로 분해 사람 냄새 나는 모습들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검사내전’은 에필로그를 통해 코믹, 오싹함, 깜짝 반전까지 직장인 검사들의 리얼 오피스 라이프의 매력을 극대화 하는 내용들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검사내전’ 1회 에필로그에는 이선균에게 덜미를 잡힌 사기꾼 무속인이 진영지청 309호에 얽힌 비화를 알게 된 과정이 담겼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선균이 5년 전 엄마의 하이힐을 신고 놀던 여자아이가 실종된 미제사건 이후 진영지청 309호를 사용하던 검사들이 방을 비운다는 이야기를 다른 검사들에게 전하는 모습이 담겨져 시청자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이어 사기꾼 무속인이 309호 문 앞에서 무엇을 보고 놀란 듯 쳐다보며 시청자들의 오싹함을 극대화시켰다.

하지만 에필로그를 통해 사기꾼 무속인의 비밀이 밝혀지며 시청자들에게 깜짝 반전을 선사했다. 5년 전 ‘하이힐 소녀 실종사건’을 담당하던 검사가 사기꾼 무속인을 찾아가 사건과 관련된 하소연을 하는 장면이 담긴 것. 이로 인해 무속인이 사기로 고소당할 위기에 처하자 검사의 수사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해당 사건을 이용한 것이 담기며 시청자들의 오싹함을 잠재웠다.

시청자들에게 깜짝 웃음을 선사했던 '검사내전' 5회 에필로그 / JTBC '검사내전' 방송화면 캡처
시청자들에게 깜짝 웃음을 선사했던 '검사내전' 5회 에필로그 / JTBC '검사내전' 방송화면 캡처

또한 3회 에필로그를 통해선 티격태격하는 이선균과 정려원의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를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선사했다. 이선균과 정려원이 출근길 한 카페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정려원이 “(진영에) 오래 안 있을 거라서요”라며 멤버십 쿠폰을 만들지 않고 쿨하게 나가자 이선균이 이를 확인하고 자신의 쿠폰에 찍어주면 안되냐며 특유의 능청스러움을 발산한 것. 정려원의 걸크러쉬 넘치는 모습과 대조되는 이선균의 궁상맞은 모습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방영된 5회 에필로그에서는 오싹함과 코믹이 공존하는 에피소드를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정려원이 불법 화투장에 위장 잠입 수사하는 과정에서 화투에 중독돼 버리는 장면이 방영돼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연장선상으로 에피로그에서는 정려원이 꿈에 시달리는 모습으로 시작, 뿌연 안개에 속에 두리번거리는 정려원의 모습이 묘한 오싹함을 자아냈다. 이어 정려원은 담요 위에 놓인 두 장의 화투패를 발견하고 뒤집혀지지 않은 하나의 화투패를 조심스럽게 뒤집자 이선균의 얼굴이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반전 웃음을 선사했다.

◇ ‘사랑의 불시착’, 설레임 가득 에필로그 사용법

시청자들의 사랑을 얻고 있는 tvN ‘사랑의 불시착’의 에필로그도 눈여겨 볼만하다. 손예진,현빈,서지혜 세 사람의 운명적 만남을 담은 결정적 장면을 비롯해 가슴 설레이는 장면들이 에필로그를 통해 대방출되며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tvN 주말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특급 장교 ‘리정혁’의 절대 극비 러브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손예진이 ‘윤세리’ 역을, 현빈이 ‘리정혁’ 역을 맡아 보기만 해도 설레이는 로맨스 호흡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서지혜가 현빈의 진짜 약혼녀 ‘서단’ 역으로 등장, 삼각관계를 이뤄내며 작품에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랑의 불시착’은 에필로그를 통해 결정적 장면을 담아내며 완벽하게 방송이 끝날 때까지 작품에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 2회 에필로그에는 손예진과 현빈의 진짜 첫 만남을 담은 장면을 방영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과거 손예진과 현빈이 스위스에서 함께 하늘을 날고 있는 패러글라이딩을 같은 장소에서 보는 장면이 담긴 것. 손예진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현빈을 처음 만난 줄 알았던 시청자들에게 해당 장면은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며 작품의 재미를 더했다.

(사진 좌측부터) 현빈과 손예진의 운명적 첫 만남을 에필로그를 통해 공개한 '사랑의 불시착' / tvN '사랑의 불시착' 방송화면 캡처
(사진 좌측부터) 현빈과 손예진의 운명적 첫 만남을 에필로그를 통해 공개한 '사랑의 불시착' / tvN '사랑의 불시착' 방송화면 캡처

이와 함께 4회 에필로그에서는 현빈, 손예진, 서지혜 세 사람 만남의 발단이 되었던 장면이 담겨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에필로그에서는 스위스의 한 다리 위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음성 메시지를 남기는 손예진의 모습을 현빈이 발견하게 되고, 현빈이 함께 여행 온 서지혜와의 사진을 찍어줄 것을 손예진에게 부탁해 극단적 선택을 막는 장면이 방영돼 시청자들에게 뜻밖의 설렘을 선사했다.

이밖에도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손예진이 무전기에 대고 혼잣말하는 모습을 경계하듯 바라보다 슬그머니 웃음을 지어보이는 현빈의 모습, 북한에 있는 동안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손예진이 공항을 향하는 동안 뒤에 바라보았던 현빈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이 에필로그를 통해 공개되며 시청자들의 설레임을 배가시켰다.

짧지만 강하다. 영화가 끝나고 쿠키영상을 보기 위해 관객들이 자리에 남아있듯, 작품의 재미를 더하는 에필로그를 보기 위해 방송을 끝까지 지키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이에 “방송이 끝나는 순간까지 채널을 돌릴 수가 없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 작품의 몰입감을 높이는 드라마의 영리한 에필로그 사용법. 시청자들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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