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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꼰대인턴’, 예견된 흥행의 비결
2020. 06. 24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MBC에게 시청률 1위를 안겨준 드라마 '꼰대인턴' / MBC 제공
MBC에게 시청률 1위를 안겨준 드라마 '꼰대인턴' / MBC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꼰대인턴’이 해냈다. 다채로운 소재로 시청률 부진을 이겨내려고 애썼던 MBC 드라마에 시청률 1위 선물을 안긴 것. 기특한 ‘꼰대인턴’, 어떻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걸까.

종영까지 2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MBC ‘꼰대인턴’은 최악의 꼰대 부장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된 남자의 통쾌한 갑을체인지 복수극이자 시니어 인턴의 잔혹 일터 사수기를 그린 코믹 오피스물이다. 해당 작품은 공감과 웃음,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으며 수목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꼰대’가 핫한 사회적 키워드이긴 하지만 특정 세대를 비하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단어인 만큼 자칫 표현 과정에서 논란이 생길 수 있는 위험부담을 지니고 있는 바. 이에 남성우 감독은 “김응수 선배님이 보여주시는 모습이 논란의 여지가 있어 어느 정도 나쁜 꼰대의 정도를 표현해야할지 고민이 됐다. 그리고 고민한 결과, 논란이 된다 한들, 그 논란으로 인해 나쁜 꼰대 짓이 없어진다면 좋은 방향성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좋은 꼰대’의 이야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제작발표회에서 말했다.

남 감독의 말처럼, ‘꼰대인턴’은 꾸미지 않고 꼰대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안방극장에 옮겨 놓았다. “인턴 주제에 뭘 안다고”를 남발하는 악독한 꼰대상사로서의 이만식(김응수 분)과 “정규직 전환평가에 반영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가열찬(박해진 분)의 모습에서 어쩐지 자신의 직장 상사 얼굴이 스쳐지나간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어졌을 정도다.

특히 김응수는 전형적인 꼰대 상사의 모습에서 시니어 인턴으로 좌충우돌 젊은 세대들과 적응해나가는 과정을 능글맞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라떼는 말이야’(나 때는 말이야)라고 허세를 부리기도 하지만, 세월로 얻은 지혜와 지식을 젊은 인턴들에게 툭툭 던지는 모습은 기성세대들을 바라보는 젊은 우리들의 시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악독한 꼰대상사로서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준 김응수 / MBC '꼰대인턴' 방송화면
악독한 꼰대상사로서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준 김응수 / MBC '꼰대인턴' 방송화면

무엇보다도 ‘꼰대인턴’은 흔히 주변에 있을 법한 캐릭터들을 배치해 우리도 누군가의 꼰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인턴들을 경계대상으로 여기며 견제하는 계약직 5년차 탁정은(박아인 분), 아부와 처세가 몸에 탑재돼 있는 오지라퍼 오동근(고건한 분) 등 어디서 본 것 같은 ‘젊은 꼰대’들은 작품에 현실감을 더했다. 이에 논란보단 오히려 공감을 사로잡은 ‘꼰대인턴’이다. 

‘꼰대인턴’의 PPL(Product Placemen/ 간접광고) 사용법 또한 눈여겨 볼만하다. 드라마 제작비의 상승으로 방송에서 PPL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인기 드라마일수록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뜬금없는 장면에 PPL이 사용됐고, 시청자들은 불편감을 지속적으로 표현했다. 지난 12일 종영한 김은숙 작가의 작품 ‘더 킹: 영원의 군주’는 320억원 상당의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과도한 PPL을 투입해 극의 흐름을 뚝뚝 끓으며 시청자들의 반감을 자아낸 바 있다.

참신한 PPL 사용으로 호평을 이끌어낸 '꼰대인턴' / MBC '꼰대인턴' 방송화면
참신한 PPL 사용으로 호평을 이끌어낸 '꼰대인턴' / MBC '꼰대인턴' 방송화면

반면 오피스 드라마인 ‘꼰대인턴’은 작품의 색깔을 살린 PPL 사용으로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최소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라면기업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극중 등장하는 라면을 실제 MD상품으로 출시하는가 하면, 시니어인턴 이만식에게 낯선 음료를 주문해 골탕을 먹인다는 설정으로 ‘흑당버블티’ PPL을 위트있게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PPL만을 위한 장면을 만든 것이 아닌, ‘꼰대인턴’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을 법한 상황들을 120% 활용해 PPL을 자연스럽게 장면에 녹여낸 것. 신인작가 신소라의 참신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특정세대를 겨냥하는 듯 했으나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던 ‘꼰대인턴’. 2018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한 대본답게 스토리는 탄탄했고, 남성우 감독의 연출은 현실적이면서도 섬세했다. 배우들까지 누구 하나 흠 잡을 데 없다. 이쯤되면 ‘꼰대인턴’의 흥행은 예견된 결과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꼰대인턴’, 시청자들의 호평이 아깝지가 않다.

한편 25일 예정됐던 ‘꼰대인턴’ 최종회는 6.25 전쟁 70주년 추념식 중계로 오는 7월 1일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