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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후쿠오카’ 윤제문도 귀여울 수 있다
2020. 08. 26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배우 윤제문이 영화 ‘후쿠오카’(감독 장률)로 돌아왔다. /인디스토리
배우 윤제문이 영화 ‘후쿠오카’(감독 장률)로 돌아왔다. /인디스토리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윤제문이 영화 ‘후쿠오카’(감독 장률)로 돌아왔다. 매 작품 선 굵은 연기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온 그는 ‘후쿠오카’에서 의외의 귀여운 면모를 지닌 제문으로 분해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후쿠오카’는 28년 전, 한 여자 때문에 절교한 두 남자와 귀신같은 한 여자의 기묘한 여행을 담은 작품으로, 영화 ‘망종’(2005), ‘두만강’(2009), ‘경주’(2014),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2018) 등을 연출한 장률 감독의 신작이다.

제69회 베를린영화제 공식 초청을 시작으로, 제9회 베이징국제영화제, 제21회 타이베이영화제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들에 초청된 것은 물론,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에 이어 장률 감독과 다시 한 번 만나게 된 윤제문은 자신의 이름과 같은 캐릭터 제문을 연기했다. 제문은 80년대의 기억에 머물러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물로, 첫사랑 순이를 잊지 못해 그녀가 좋아했던 학교 앞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시절 절친했지만, 같은 여자를 사랑한 탓에 오래 연을 끊고 살았던 해효(권해효 분)를 찾아가 귀신같은 여자 소담(박소담 분)과 후쿠오카 여행을 시작한다.

‘후쿠오카’로 만난 윤제문(왼쪽)과 권해효 스틸컷. /인디스토리
‘후쿠오카’로 만난 윤제문(왼쪽)과 권해효 스틸컷. /인디스토리

윤제문은 철없고 화도 많지만 미워할 수 없는 제문을 생동감 넘치는 인물로 완성해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실제 절친한 사이인 권해효와 티격태격 만담 ‘케미’를 보여주며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장률 감독이 “몸 전체가 연기”라고 했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최근 ‘후쿠오카’ 측은 윤제문과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그는 장률 감독과의 재회 소감부터 촬영 비하인드까지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먼저 자신이 연기한 제문에 대해 윤제문은 “28년 전 사랑했던 순이를 잊지 못하고 헌책방을 운영하며 혼자 지내는 바보 같은 면과 순정파 면모를 모두 지닌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본명을 사용한 캐릭터에 대해서는 “작품을 할 때, 내가 맡은 캐릭터의 모습이 나에게 어느 정도 있다고 여기고 연기하는 편”이라며 “악역을 맡아도, 캐릭터가 표현하는 감정과 성격이 내 안에 있다 생각하고 그걸 끄집어내려고 노력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문 자체를 특정 짓지 않았다”며 “주어진 상황 안에서, 또 주어진 공간 안에서 배우들과 어울렸을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감정, 대사들을 체화시키려 노력했다. 최대한 자연스럽고, 과장되지 않게 연기했던 것 같다. 조금 더 상황에 집중되는 장점이 있어서 신기했다”라고 답했다.

윤제문 ‘후쿠오카’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인디스토리
윤제문 ‘후쿠오카’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인디스토리

다시 만나게 된 장률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춘 권해효, 박소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장률 감독님이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촬영이 끝나고 먼저 다음 작품까지 또 함께하자고 해줬다”며 “장률 감독님의 작품을 감명 깊게 봐서 개인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권해효에 대해서는 “대학로에서 같이 연극했던 절친한 사이”라며 “영화 촬영을 통해 더욱 친해지게 됐고, 서로를 더 잘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박소담과 ‘후쿠오카’를 통해 처음 만났다는 윤제문은 “(박소담과) 나이 차이가 꽤 나는데도 어리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며 “촬영할 때 집중도가 좋은 편이라 함께 연기하는 배우로서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고 칭찬했다.

윤제문은 ‘후쿠오카’를 두고 ‘행복했던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걸어서 촬영장에 가고, 아침 대용으로 삼각김밥을 먹으며 촬영하던 추억들이 촬영이 아니라 소풍을 나온 것처럼 행복했다”며 “이렇게만 촬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하게, 기분 좋게 찍었던 작품이었다”고 회상했다.

윤제문은 ‘후쿠오카’에 이어 임상수 감독의 ‘헤븐: 행복의 나라로’(가제)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그는 “이제는 악역 좀 그만하고 대중들한테 좀 더 따뜻한 이미지, 편안한 이미지로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 “동네 아저씨, 동네 형 등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역할들로 푸근하게 다가가고 싶다. 어떤 장르나 채널이든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윤제문은 코로나19 상황 속 ‘후쿠오카’ 개봉을 하게 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전했다. 그는 “힘들고 어려운 시기”라며 “‘후쿠오카’가 관객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