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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라이브온’, 0%대 시청률에 가려진 도전의 가치
2020. 12. 15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0%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라이브온’ / JTBC ‘라이브온’
0%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라이브온’ / JTBC ‘라이브온’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방송 시작한 지 2회 만에 시청률 0.4%(이하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더니, 줄곧 0%대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다. JTBC 월화드라마 ‘라이브온’이 저조한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1월 17일 첫 방송된 ‘라이브온’(연출 김상우, 극본 방유정)은 서연 고등학교의 인기 피라미드 정점에 있는 안하무인 스타 백호랑(정다빈 분)이 자신의 과거를 폭로하려는 익명의 저격수를 찾고자 완벽주의 방송부장 고은택(황민현 분)이 있는 방송부에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로맨스 드라마다.

‘라이브온’은 1회 시청률 1.3%로 시작한 뒤 2회 만에 0.4%로 하락했다. 지난 8일 방영된 ‘라이브온’ 4회 시청률은 0.4%로, 계속해서 0%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 종영한 JTBC ‘야식남녀’가 최저 시청률 0.4%를 찍은 바 있어, 올해 방영된 JTBC 드라마 중 두 번째 0%대 시청률을 기록하게 됐다.

‘라이브온’은 방송 프로그램 제작사 키이스트, JTBC 스튜디오와 웹드라마 제작사 플레이리스트가 협업해 기존 드라마들과의 차별화를 내세웠다. 제작사 플레이리스트는 1,000만 조회 수를 돌파한 인기 웹드라마 ‘에이틴’ 시리즈, ‘연애플레이리스트’ 시리즈 등을 탄생시킨 곳이다. 플레이리스트가 10대들의 현실감 있는 학교생활을 다룬 작품인 ‘에이틴’으로 큰 인기를 구가한 만큼, 방영 전 ‘라이브온’에 기대가 쏠렸다.

통통 튀는 10대들의 일상을 전면에 내세운 모습으로 ‘라이브온’은 웹드라마를 고스란히 안방극장에 옮겨놨다. 사랑스러운 고등학생들의 연애와 현실감 있는 10대들의 학교생활이 드라마의 주를 이룬다. 같은 학원물인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가 판타지 요소를 가미해 보다 넓은 시청자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 반해, ‘라이브온’은 웹드라마 ‘에이틴’처럼 10대들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춘 모습이다. 이에 전 연령대를 시청자층으로 하는 TV 드라마에서 ‘라이브온’의 웹드라마 모방은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10대들의 학교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라이브온’/ JTBC  ‘라이브온’ 방송화면
10대들의 학교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라이브온’/ JTBC ‘라이브온’ 방송화면

‘라이브온’의 주요 시청자 층인 10대들은 최근 TV보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영상을 시청한다. 본인이 보고 싶을 때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고, 무엇보다 TV 프로그램들에 비해 영상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웹드라마 역시 이러한 점을 반영해 TV 드라마의 절반 수준인 20~30분가량의 영상 시간을 자랑한다. 이러한 웹드라마 형태에 익숙해진 10대들에게 1시간이 넘는 ‘라이브온’의 방송 분량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현재 플레이리스트는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라이브온’을 1회당 30분씩 쪼개서 업로드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시청자들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온라인에 게재된 ‘라이브온’ 방송은 40~60만 조회 수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시청률 1.3%에 그쳤던 ‘라이브온’ 첫 회 방송은 조회 수 116만을 돌파했다.

1회당 약 30분 정도로 편집돼 게재되고 있는 ‘라이브온’ / 플레이리스트 공식 유튜브 계정
1회당 약 30분 정도로 편집돼 게재되고 있는 ‘라이브온’ / 플레이리스트 공식 유튜브 계정

비록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지만, ‘라이브온’은 10대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스토리와 고퀄리티의 영상미를 자랑하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또 연기에 첫 도전하는 황민현은 빈틈없이 하루를 살아가는 ‘시크남’ 고은택으로 분해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고 있으며, 백호랑 역을 맡은 정다빈 역시 사랑스러운 매력을 자아내 긍정적인 평을 얻고 있다. 두 사람이 그려내는 러브라인은 충분한 설렘을 자아내며 로맨스 드라마 속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젊은 세대들의 모바일 기기를 통한 영상 소비는 대중화되고 있다. 방송국은 이들의 눈을 TV로 돌리기 위해 시청률이 낮을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도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제작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으면서도 젊은 층의 사랑을 받고 있는 ‘웹드라마’가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MBC가 플레이리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조회 수 1,000만 뷰를 돌파한 ‘엑스엑스’(XX)를 방송으로 편성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새로운 방송 흐름을 따라 변화하는 단계인 만큼 웹드라마의 장점을 완벽하게 브라운관으로 옮겨놓지 못했지만, 이번 도전을 통해 JTBC 드라마는 충분한 교훈을 얻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10대들을 겨냥한 웹드라마 스타일의 TV 드라마 제작. 0%대 시청률에 가려진 ‘라이브온’ 도전이 지닌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