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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연예계②] 예능 키워드 #트로트 #부캐 #비대면
2020. 12. 24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트로트 예능이 인기를 이뤘으며, ‘부캐’ 신드롬이 이어졌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새로운 예능 패러다임이 제시되기도 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TV조선 ‘미스터트롯’, MBC ‘놀면 뭐하니?’ 방송화면 캡처, tvN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트로트 예능이 인기를 이뤘으며, ‘부캐’ 신드롬이 이어졌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새로운 예능 패러다임이 제시되기도 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TV조선 ‘미스터트롯’, MBC ‘놀면 뭐하니?’ 방송화면 캡처, tvN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2019년에 이어 올해도 트로트 예능이 인기를 이어갔다. ‘미스터트롯’은 트로트 열풍을 더욱 뜨겁게 달궜고, 이후 ‘트로트 춘추 전국시대’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트로트 예능들이 한 해 예능의 주를 이뤘다. 여기에 유재석이 만들어 낸 ‘부캐’ 열풍이 이어졌고, 코로나19 여파로 새로운 예능 패러다임이 제시되기도 했다. 

◇ ‘미스터트롯’이 불붙인 ‘트로트 열풍’

지난 3월 종영한 TV조선 ‘미스터트롯’의 열기는 생각보다 뜨거웠다. 트로트 오디션 ‘미스터트롯’은 시청률 35.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달성, 비지상파 예능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방영된 ‘미스트롯’이 최고 시청률 18.1%를 기록한 것보다 약 두 배 상승한 수치다. ‘미스터트롯’은 종합편성채널에서 나온 첫 ‘국민 예능’으로 TV조선의 위상을 높였다. 

TV조선은 ‘뽕숭아학당’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를 편성해 ‘미스터트롯’의 열기를 이어갔다. 임영웅·영탁·이찬원·정동원·장민호 등을 중심에 내세운 두 프로그램은 첫 방송부터 줄곧 10% 이상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효자 노릇을 해주고 있다.

시청률 10%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 사랑의 콜센타’/ TV조선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 사랑의 콜센타’ 방송화면
시청률 10%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 사랑의 콜센타’/ TV조선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 사랑의 콜센타’ 방송화면 캡처

‘미스터트롯’이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함에 따라 방송사들은 너도나도 트로트 예능을 편성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예능에서 잘 볼 수 없었던 김연자·남진·진성·주현미 등 트로트 가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SBS ‘트롯신이 떴다’는 국내 최고 트로트 가수들의 해외 버스킹을 콘셉트로 진행, 외국인들이 ‘K-트로트’에 심취해 춤을 추는 진풍경을 담아내 이목을 사로잡았다. 김연자·장윤정·남진·주현미·진성 등 내로라하는 ‘트롯신’들의 해외 버스킹은 시청률 10%(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를 돌파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트롯신이 떴다’는 ‘랜선 버스킹’으로 콘셉트를 바꿨고, 해외 버스킹보다 덜한 생동감으로 한자릿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국내 최고 트로트 가수들의 해외 버스킹을 콘셉트로 신선함을 자아낸 ‘트롯신이 떴다’/ SBS ‘트롯신이 떴다’ 방송화면
국내 최고 트로트 가수들의 해외 버스킹을 콘셉트로 신선함을 자아낸 ‘트롯신이 떴다’/ SBS ‘트롯신이 떴다’ 방송화면 캡처

지난 9월 ‘트롯신이 떴다’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변신을 꾀해 ‘시즌2’의 시작을 알렸다. 김연자를 비롯한 트로트 전설들이 직접 멘토로 나선다는 차별점을 뒀고, 후배를 향한 진심 어린 조언과 무대가 고픈 무명 가수들의 진정성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다만 ‘시즌1’이 지닌 신선함에 호응을 보냈던 시청자들에겐 아쉬움을 자아냈다. ‘트롯신이 떴다2’는 지난 23일 막을 내렸다.

무엇보다 올해 트로트 오디션 및 경연 프로그램이 홍수를 이뤘다. 장윤정을 앞세운 MBC ‘최애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MBC ‘트로트의 민족’, KBS2TV ‘트롯 전국체전’, MBN ‘트로트퀸’ ‘보이스트롯’ 등 여러 트로트 오디션 및 경연 프로그램이 편성표를 가득 채웠다. 출연자만 바뀐 듯한 비슷한 트로트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나왔고, 이에 결국 시청자들은 높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난 17일 첫 방송된 TV조선 ‘미스트롯2’가 시청률 20%를 거뜬하게 넘김에 따라 트로트 열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부캐(부캐릭터)’ 신드롬

그야말로 ‘부캐’ 만들기 바람이 크게 불었다. 부캐릭터의 준말인 ‘부캐’는 본래 새롭게 만든 캐릭터를 일컫는 게임 용어로 사용됐으나, 이제는 ‘평소 내가 아닌 새로운 캐릭터’라는 의미의 신조어가 됐다. 그리고 ‘부캐’가 신조어로 거듭나기까지의 중심엔 유재석이 있었다.

유재석은 지난해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부캐’ 유산슬을 탄생시켜 큰 화제를 모았다. 트로트 가수인 유산슬은 ‘합정역 5번 출구’ ‘사랑의 재개발’ 등의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가요계를 휩쓸었고, 대중의 사랑에 힘입어 MBC ‘연예대상’ 신인상을 손에 쥐었다. 

가요계를 휩쓴 혼성그룹 ‘싹쓰리’. 왼쪽부터 유두래곤(유재석)·린다G(이효리)·비룡(비)의 모습이다. / MBC  ‘쇼! 음악중심’ 방송화면 캡처
가요계를 휩쓴 혼성그룹 ‘싹쓰리’. 왼쪽부터 유두래곤(유재석)·린다G(이효리)·비룡(비)의 모습이다. / MBC ‘쇼! 음악중심’ 방송화면 캡처

유재석은 여러 캐릭터들을 새롭게 만들어내며 ‘부캐’ 세계를 대폭 확장 시켰다. 특히 ‘놀면 뭐하니?’는 유두래곤(유재석)·린다G(이효리)·비룡(비)으로 구성된 혼성그룹 ‘싹쓰리’를 탄생시키며 ‘부캐’ 신드롬의 열기를 더했다.

‘싹쓰리’는 이름처럼 가요계를 싹쓸었다. ‘여름 안에서(듀스 리메이크)’ ‘다시 여기 바닷가’ ‘그 여름을 틀어줘’ 등 발매하는 곡마다 음원 차트 상위권을 점령함은 물론, MBC ‘쇼! 음악중심’, Mnet ‘엠카운트다운’ 등 각종 음악 방송 1위에 오르며 남다른 인기를 자랑했다. 그뿐만 아니라 ‘싹쓰리’의 탄생으로 ‘놀면 뭐하니?’는 시청률 8~10%대를 이어가며 토요일 비드라마 부문 시청률과 화제성 1위를 달렸다.

높은 화제성을 보인 ‘나 혼자 산다’ 스핀오프 버전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유튜브 영상 캡처
높은 화제성을 보인 ‘나 혼자 산다’ 스핀오프 버전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유튜브 영상 캡처

뒤를 이어 MBC ‘나 혼자 산다’ 스핀오프 버전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이하 ‘여은파’)가 높은 화제성을 보이며 ‘부캐’ 신드롬을 이어갔다. 박나래·한혜진·화사가 각각 조지아·사만다·마리아로 변신, 세 사람의 파격적인 개성과 화끈한 입담에 시청자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무엇보다 ‘여은파’는 TV 본 방송에서는 ‘순한맛’ 버전을, 지상파에 미처 담지 못한 자극적인 ‘매운맛’ 토크는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세 사람의 거침없는 ‘케미’를 살려냈다. 

이 밖에도 Mnet이 현재 ‘부캐 선발대회’를 방영하고 있으며, 방송 코미디언 김신영은 ‘부캐’인 ‘둘째 이모 김다비’로 MBC ‘전지적 참견시점’, SBS ‘트롯신이 떴다’ 등 각종 예능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 코로나19가 만들어 낸 ‘비대면 예능’

코로나19는 예능에도 직격타로 작용했다. 예능은 오프라인으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멈추고, SNS 라이브‧화상캠 등 다양한 방식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대중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관중들과 호흡해야 하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tvN ‘코미디빅리그’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방송 이래 최초 ‘무관중 녹화’를 진행했다. 

‘코미디빅리그’는 원래 관중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코너를 매회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선사했다. 관중이 사라졌다는 점에 적지 않은 우려감이 감돌았지만, ‘코미디빅리그’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았다. 텅 빈 관중석에 개그맨들을 앉혔고, 기존 ‘날 것의 느낌’ 대신 한 편의 콩트를 보는 느낌을 자아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또 ‘코미디빅리그’는 지난 7월부터 온라인 방청을 실시하고 있다. 무대 맞은편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 화상으로 관중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 랜선 방청객들은 실시간으로 개그맨들이 꾸민 코너를 관람하는 동시에 스케치북에 반응을 적는 등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온라인 방청을 실시하고 있는 ‘코미디빅리그’ / tvN ‘코미디빅리그’ 방송화면 캡처
온라인 방청을 실시하고 있는 ‘코미디빅리그’ / tvN ‘코미디빅리그’ 방송화면 캡처

지난 6월 첫 방송된 MBC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이하 ‘백파더’)는 쌍방향 소통을 내걸며 코로나19 여파 속 예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백파더’는 남녀노소 불문한 49팀의 ‘요린이’(요리 초보자를 일컫는 말)들과 백종원이 화상캠을 통해 실시간 소통하는 형태로 진행, 리얼리티 그 자체로 신선함을 자아냈다. 

다만, 연출과 자막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뤘던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기대했던 시청자에게 실시간 소통은 밋밋함과 지루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이러한 생방송의 아쉬움을 보완하기 위해 ‘백파더’는 지난 6월부터 ‘백파더 편집판’을 추가 편성해 방영하고 있다. 

올해 추석특집에서는 ‘랜선 예능’들이 두각을 드러냈다. KBS2TV ‘랜선장터- 보는 날이 장날’이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이용해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고 판매하는가 하면, SBS ‘랜선 집들이 전쟁- 홈스타워즈’이 ‘랜선 집들이’를 통해 각종 인테리어 정보와 트렌드를 대방출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SBS ‘방콕떼창단’, MBC ‘백파더 편의점 디녀쇼’ 등 여러 ‘랜선 예능’들이 안방을 찾아와 즐거움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