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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황정민도 살리지 못한 ‘허쉬’, 이유는?
2020. 12. 30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황정민(오른쪽)·윤아가 주연으로 나서 기대감을 자아냈던 JTBC 드라마 ‘허쉬’ / JTBC
황정민(오른쪽)·윤아가 주연으로 나서 기대감을 자아냈던 JTBC 드라마 ‘허쉬’ / JTBC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이 8년 만에 택한 드라마로 주목을 받았던 JTBC ‘허쉬’. 하지만 기대와 달리 ‘허쉬’는 2~3%대 시청률을 전전하고 있다. 왜일까.

지난 12월 11일 첫 방송된 ‘허쉬’(연출 최규식·극본 김정민)는 펜대보다 큐대 잡는 날이 많은 ‘고인물’ 기자와 밥은 펜보다 강하다는 ‘생존형’ 인턴의 성장기이자, 월급쟁이 기자들의 라이프를 그린 드라마다. 일간지에서 11년 간 기자 생활을 한 정진영 작가의 장편소설 ‘침묵주의보’를 원작으로 한다. 황정민·윤아 외에도 유선·김원해·박호산·이승준 등 연기파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해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기대를 자아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허쉬’는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첫 회 시청률 3.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한 ‘허쉬’는 2회에 2.6%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였고, 이후 줄곧 2~3%대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지난 26일 방송된 ‘허쉬’는 시청률 2.6%를 기록했다.

한준혁 역을 맡은 황정민(위)과 이지수 역을 맡은 임윤아 / JTBC  ‘허쉬’ 방송화면 캡처
한준혁 역을 맡은 황정민(위)과 이지수 역을 맡은 임윤아 / JTBC ‘허쉬’ 방송화면 캡처

물론 배우들의 활약은 손색이 없었다. 생계형 기자들의 이야기에 황정민(한준혁 역)의 사람냄새 나는 연기는 변함없이 탁월했고, 임윤아는 이지수로 분해 인턴기자를 패기있게 표현해냈다. “기자인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그려냈다”던 최규식 감독의 말처럼, 평범한 직장인과 다름없는 기자들의 일상이 현실적으로 담겼다. 다만, 이는 인턴사원인 오수연(경수진 분)이 회사에서 투신하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지난 12일 방송된 2회에서는 매일한국 인턴사원인 오수연이 지방대 출신이란 이유 하나로 수습기자가 되지 못해 투신하는 장면이 담겼다. 경수진의 감정 연기가 빛을 발하긴 했으나, ‘대한민국에 언론사가 매일한국만 있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죽는 것은 과한 설정이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어지며 공감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이후로 ‘허쉬’는 오수연의 죽음 장면을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한편, 단순히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서만 언론사와 사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데 그쳐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여기에 “나는 더 이상 대한민국 언론을 믿지 않습니다”와 같은 내레이션을 매회 불필요하게 반복함으로써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저해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허쉬’는 1시간 내내 이어지는 어두운 이야기들로 공감보단 오히려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키우고 있는 분위기다.

오수연으로 연기를 선보인 경수진 / JTBC ‘허쉬’ 방송화면 캡처
오수연으로 연기를 선보인 경수진 / JTBC ‘허쉬’ 방송화면 캡처

평범한 회사원으로서 기자들의 모습도 갈수록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밥 먹는 장면만이 ‘사람’으로서의 기자 모습을 보여준다. 캐릭터의 성장, 사건의 해결 등에 있어서 지지부진한 전개가 이어지는 것도 시청자들의 리모컨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인턴사원인 임윤아(이지수 역)가 한참 선배인 황정민(한준혁 역)에게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모습이나, 오수연의 장례식장에 일면식도 없는 취준생·타사 인턴사원들이 몰려들어 조문하는 장면 등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작품의 흡입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비슷한 시간대에 방영되고 있는 tvN ‘철인왕후’와 OCN ‘경이로운 소문’이 통통 튀면서도 스피디한 전개로 흥미로움을 자아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는 반면, ‘허쉬’는 재미와 공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탄탄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재미를 자아내고, 그 안에서 많은 이들과 공감을 형성했을 때 비로소 드라마가 지닌 메시지가 빛을 발하는 법. ‘허쉬’, “대사만 늘어놓지 말고 재미를 달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