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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자의 ‘드라이빙’
[민기자의 ‘드라이빙’] 토요타 GR수프라, 자동차계 ‘펀쿨섹좌’
2021. 12. 02 by 제갈민 기자 min-jegal@sisaweek.com
/ 제갈민 기자
지난 2019년 토요타가 수프라를 17년만에 부활시켰다. GR수프라 전면부.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하이브리드 자동차 명가 토요타가 BMW와 손을 잡고 지난 2019년 수프라를 다시 살려냈다. 토요타는 지난 2002년 점점 조여오는 배출가스 규제로 인해 4세대 수프라를 끝으로 수프라 모델의 단종을 선언했으나, 수프라 마니아층을 비롯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자 5세대 모델 개발에 착수, 17년만에 수프라를 부활시켰다.

새롭게 부활한 5세대 수프라는 토요타의 모터스포츠팀 ‘가주 레이싱’의 약자를 따 ‘GR 수프라’라고 명명됐으며, 이전 모델의 밋밋한 외모와 달리 보다 날렵하고 섹시한 모습을 갖췄다. 출력도 직전 4세대보다 더 끌어올려 시원한 가속감과 재미있는 드라이빙을 느낄 수 있는 재패니즈 스포츠카로 돌아왔다. 그야말로 ‘펀하고’ ‘쿨하고’ ‘섹시한’ 차량이라고 할 수 있다.

◇ 독특한 외관으로 시선 끌어

차량 외관은 4세대 수프라의 둥글둥글한 느낌을 살리면서도 샤프하고 섹시하게 가다듬었다.

전면부는 독특한 모양의 헤드램프와 범퍼 가운데가 오리 주둥이처럼 약간 돌출된 형태로 설계됐다. 그 아래에는 공기흡입구를 좌우, 중앙으로 3등분해 균형을 맞췄다. 범퍼 곳곳에는 장애물 감지 센서가 설치돼 있고, 우측 공기흡입구쪽에는 차선과 차간간격을 감지하는 센서가 탑재된 것으로 보인다.

보닛 전면 중앙에는 토요타 엠블럼이 위치하는데, 엠블럼 앞쪽에서 좌우로 ‘U’ 형태로 뻗어나가는 캐릭터라인은 밋밋해보일 수 있는 전면부의 볼륨감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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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GR수프라 측면부. / 제갈민 기자

측면에서 바라본 5세대 수프라는 전형적인 ‘롱노즈 숏테크’ 형태다. 보닛을 길게 설계하고 캐빈룸을 차량의 중앙부보다 조금 뒤쪽으로 배치해 전후 무게 배분을 신경쓴 모습이다. 또한 전고가 상당히 낮다는 점도 볼 수 있다. 보닛이 길게 설계된 이유 중 하나는 직렬 6기통(I6) 엔진을 세로로 길게 배치해 엔진룸 공간을 넓게 구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 이러한 엔진 배치는 BMW의 장기 중 하나로 꼽힌다.

전면 글라스와 A필러의 각도는 상당히 뉘어져 있는데, 공기역학과 미적요소를 모두 갖춘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A필러 두께는 최대한 얇게 설계해 운전자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려 한 노력이 엿보인다.

타이어와 브레이크는 큼지막하다. 차량 크기는 작지만 휠 사이즈는 19인치, 타이어는 미쉐린 파일럿 슈퍼 스포츠가 장착돼 있으며, 큰 사이즈의 브레이크 디스크와 붉은 색의 캘리퍼가 이 차량의 성격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요소다.

뒷바퀴 상단의 리어 펜더 볼륨도 예술이다. 도어 하단부부터 도어 끝부분에 디자인된 공갈 흡기구 라인을 따라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데, 물결이 치는 형상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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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GR수프라 후면부. / 제갈민 기자

후면부는 좌우 펜더의 볼륨감이 돋보이며, 가로형으로 디자인된 리어램프 덕에 차체가 더 넓게 느껴지며 듬직한 인상을 준다. 또 두툼하게 설계된 트렁크 일체형 스포일러는 살짝 위쪽으로 치켜 올라간 형태인데, 과한 것 같으면서도 과하지 않은 모습으로 성능과 미적요소를 모두 잡기 위한 부분으로 보인다. 좌우에 크고 동그란 배기구(머플러)와 디퓨저도 이 차량의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로 보이며, 가운데에는 독특하게 역삼각형의 램프가 디자인됐다.

차량을 후면에서 보면 루프(천장) 중앙부가 움푹 들어가고 좌우가 솟은 것처럼 디자인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더블 버블 루프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세단이나 스포츠카에서는 사용하지 않지만, 레이싱카의 경우에는 드라이버가 헬멧을 착용하고 탑승하는 것을 감안해 헤드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디자인이다. 이러한 루프 디자인은 차량 실내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스포츠카인만큼 실내 공간에 대해서는 논하기가 애매하지만, 더블 버블 루프 덕에 헤드룸이 그나마 여유있는 점과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는 레그룸은 만족스럽다. 시트도 가죽과 알칸타라 소재의 세미버킷 시트를 사용해 탑승자의 편의성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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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GR수프라 실내. / 제갈민 기자

실내 디자인은 BMW와 협업을 한 만큼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지만, BMW Z4와는 다른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먼저 운전석과 센터터널 사이 사선으로 격벽이 쳐져 있는데, 이는 운전자는 운전에 집중하라는 것으로 느껴진다. 또 실내 수납함인 콘솔박스가 없는 대신 컵홀더를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에 세로로 2구 배치한 점도 눈길을 끈다. 콘솔박스가 없으면 수납공간이 부족해질 수 있으나, 대신 차량 내에 잡동사니를 둘 공간이 없어 실내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이러한 디자인은 형제 모델인 BMW Z4와 다른 부분으로 꼽힌다.

GR수프라 실내 수납공간으로는 글러브박스와 도어수납함, 그리고 센터터널 동승석 측 벽면에 수납망 등이 있다.

계기판 디자인도 토요타 수프라만의 디자인으로 설계했으며, 헤드업디스플레이(HUD)도 장착해 시인성을 높였다. 계기판은 중앙부에 엔진회전수(rpm) 게이지, 왼쪽에 속도계가 디지털로 표시되며, 오른쪽에는 다른 부가 정보를 나타낸다.

센터페시아 스크린은 터치와 센터터널의 다이얼을 통해 조작할 수 있으며, 스포츠 모드로 주행 시 뿜어내는 출력과 토크를 확인하면서도 화면을 나눠 연비체크 등도 가능하다. 스포츠 모드는 기어노브 후방에 위치한 버튼으로 온오프를 조절할 수 있다.

그 외 공조기 등 센터페시아 조작부 디자인은 BMW 느낌이 많이 나지만 조작이 편리한 점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편의장비는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과 아이들링 스톱 앤 고(ISG), 스마트폰무선충전패드, 좌우 시트열선 및 전동조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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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GR수프라 실내 주요 부분. BMW의 느낌이 남아있지만 곳곳에서는 토요타만의 색채도 찾아볼 수 있다. / 제갈민 기자

◇ 편안한 승차감과 폭발적인 출력과 민첩한 반응

본격적인 드라이빙에 나서면 스포츠카 치고는 생각 외로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으며, 연비도 준수하다. 일반적인 도심을 주행할 때 차체가 낮아 약간 시야가 좁은 것만 제외하면 나쁘지 않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차체가 낮아 걱정이 되기도 했으나, 웬만한 높이의 방지턱은 부드럽게 넘어간다.

수프라의 포지션은 스포츠카인만큼 진가는 고속주행에서 느껴볼 수 있다. 스포츠모드를 전개하고 제3경인고속도로 및 인천대교, 그리고 영종대교, 자유로 등 고속화도로를 주행하며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수프라는 숨기고 있던 본성을 드러냈다.

정지상태에서 급가속을 하면 강력한 펀치력을 뽐내며 튀어나가는데, 탑승자의 몸이 뒤로 쏠리면서 시트에 파묻힐 정도로 힘이 넘친다. 그리고 후륜구동 차량인만큼 급가속 시 뒷바퀴에 모든 출력이 집중돼 차량 제어에 신경을 써야하는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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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GR수프라는 직렬 6기통 엔진을 세로형으로 배치했다. / 제갈민 기자

톨게이트를 통과한 후 80㎞/h 전후의 속도로 달리다 가속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아도 수프라는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출력을 뿜어낸다. 그렇게 고속주행을 하더라도 차량은 안정적이다. 무게 중심이 낮은 만큼 바닥에 붙어 달리는 느낌은 재미있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달리고 싶은 욕구를 끓어오르게 한다.

스티어링휠의 조향에 맞춰 방향 전환도 빠르게 움직여 운전자가 원하는대로 유연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엔진음과 배기음은 카랑카랑하지는 않지만 중저음에서 내는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파워가 느껴지는 매력적인 음색이 돋보인다.

토요타 수프라는 3.0ℓ 직렬 6기통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340마력과 51.0㎏·m의 최대 토크를 뿜어낼 수 있으며, 이러한 폭발적인 힘을 지녔으면서도 복합 공인연비는 9.1㎞/ℓ로 준수한 연비를 자랑한다.

실제로 고속주행을 할 때는 최고 연비가 11㎞/ℓ 수준을 상회했으며, 도심 주행 시에는 6~7㎞/ℓ 수준이 평균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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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GR수프라 실내 운전석 및 센터페시아 스크린 조작부. / 제갈민 기자

수프라의 경쟁차량으로는 당연히 형제 차량인 BMW Z4 M40i와 포르쉐 718 카이맨 S 등이 꼽히는데, 이러한 차량들보다 저렴한 몸값을 지녀 가성비 스포츠카로 꼽힌다.

더군다나 직전 4세대 모델이기는 하지만 스트리트 레이싱을 테마로 한 자동차 액션 영화 ‘분노의 질주(The Fast And The Furious)’에서 주연 폴 워커(브라이언 오코너 역)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 모델이 이 토요타 수프라인 것을 생각해본다면 의미가 남다르다.

지금도 4세대 수프라를 찾는 일부 마니아가 존재하는데, 5세대 모델도 경험해보길 제안하고 싶다.

/ 제갈민 기자
토요타 GR수프라는 트렁크 도어가 쿠페형 모델들처럼 열려 적재함 이용이 편리하다. /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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