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거칠면서도 인간미가 넘치고, 냉철하면서도 뜨거운 건달 희수를 정우만큼 잘 표현해낼 배우가 또 있을까. 배우 정우가 영화 ‘뜨거운 피’(감독 천명관)로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영화 ‘뜨거운 피’는 1993년, 더 나쁜 놈만이 살아남는 곳 부산 변두리 포구 구암의 실세 희수(정우 분)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린 누아르다. 스릴러 소설의 대가 김언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천명관이 첫 연출을 맡아 주목받고 있다. 

영화 ‘재심’ ‘히말라야’부터 드라마 ‘응답하라 1994’까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매 작품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완성한 정우는 ‘뜨거운 피’에서 만리장 호텔의 지배인 희수 역을 맡아 또 한 번 살아 숨 쉬는 연기를 보여줬다.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희수의 내면을 내밀하게 담아낸 것은 물론, 한층 깊어진 눈빛과 감정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정우는 16일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희수 캐릭터에 잘 녹아들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하려고 했다”며 “가상의 공간이지만 구암이라는 곳에서 진짜 살아가려고 애를 썼다”고 희수를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매 작품 내 능력보다 더 한계를 느끼는 것 같다”면서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하루하루 마치 허들을 뛰어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매 장면 여러 버전의 감정과 느낌을 담아 철저히 준비했고, 정성을 담아서 완성하고자 했다”고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음을 전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이홍내(아미 역)는 정우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우 선배와 많은 촬영을 하면서 배우라는 직업을 하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고, 함께했던 시간들이 강렬하게 남아있다”고 떠올렸다. 

이어 “선배처럼 연기를 정말 잘 하고 싶었고, 함께 촬영하면서도 완성된 영화 속 정우 선배의 연기가 정말 보고 싶었다”며 “정우 선배가 없었다면 못 찍었을 것 같다. 그만큼 내게 많은 에너지를 줬다”고 이야기했다. 정우의 활약은 오는 23일 개봉하는 ‘뜨거운 피’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