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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자의 ‘드라이빙’
[민기자의 ‘드라이빙’] 렉서스 LC 컨버터블, 렉서스의 선입견을 날려버린 오픈카
2022. 03. 28 by 제갈민 기자 min-jegal@sisaweek.com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이 한국땅을 밟았다. / 제갈민 기자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은 렉서스의 기술력을 집약한 스포츠카다. 사진은 지난해 4월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국내 출시 행사.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렉서스가 만든 스포츠카’라고 하면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 제외한 일반 소비자들은 상상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렉서스 브랜드의 간판 모델은 비즈니스 하이브리드(HEV) 세단인 ‘렉서스 ES300h’이기 때문에 렉서스에 대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이미지도 단순히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하이브리드 명가’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달리 렉서스는 30년 이상 스포츠카를 꾸준히 개발해 출시하면서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모델뿐만 아니라 자연흡기 대배기량 엔진을 탑재한 고성능 스포츠카를 종종 출시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최근에는 렉서스 SC 컨버터블 단종 후 약 10여년 만에 컨버터블 스포츠카 모델을 새롭게 출시했다. 국내 시장에는 지난해 4월 출시를 알린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이 그 주인공이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은 럭셔리 쿠페 스포츠카 LC 모델에 소프트톱을 장착한 오픈카다. 국내 자동차 브랜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스포츠카임과 동시에 오픈카라는 특징을 갖춘 모델이다. 여기에 과감한 디자인과 고급 소재가 도배된 실내 인테리어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성능도 슈퍼카에 버금가는 수준이라 고성능 럭셔리 펀카를 찾는 이들에게는 매력적인 모델로 평가된다. 판매량이 많지도 않아 희소성은 가치를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 제갈민 기자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은 콘셉트카 디자인 요소를 최대한 살린 양산 차량이다. / 제갈민 기자

◇ 과감함·독창성 끝판왕 렉서스 LC 컨버터블, 콘셉트카 디자인 그대로 살려

렉서스 LC 컨버터블의 디자인은 어찌보면 다소 난해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독창성이 돋보이고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스포츠카다.

렉서스 LC 컨버터블의 디자인은 앞서 2012년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인 ‘LF-LC 콘셉트’의 형상이 그대로 살아있다. 전면부는 거대한 스핀들그릴과 삼각형 형태의 독특한 헤드램프, 좌우 각각 3개의 동그란 라이트, 그리고 렉서스의 ‘L’을 형상화한 주간주행등(DRL)이 LF-LC 콘셉트와 판박이다.

측면 디자인도 휠 생김새와 사이드미러 형상, 곡선미와 볼륨이 강조된 펜더, 도어 아랫부분에 설계된 에어덕트 등이 콘셉트카 모습과 대부분 일치한다. 팝업식 도어핸들도 적용해 공기역학적 디자인이 돋보인다.

후면부는 렉서스의 스핀들그릴을 형상한 두꺼운 캐릭터라인 덕에 차량이 보다 입체적으로 느껴지며, 가로형 테일램프 덕에 차체가 더욱 넓게 보인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실내. / 제갈민 기자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실내. / 제갈민 기자

실내는 시트부터 스티어링휠, 대시보드, 도어트림 등 손이 닿는 대부분을 브라운 계통의 천연가죽과 스웨이드 소재로 도배했다. ‘럭셔리 쿠페(LC)’의 이름값을 하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패브릭(직물) 소재로 된 소프트톱의 실내 루프부분도 브라운 색상 계통을 적용해 아늑한 느낌을 더하면서 일체감을 살렸다. 

시트는 2+2 형태로 구성됐다. 2열 좌석에는 안전벨트도 설치해 사용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성인이 탑승하기에는 다소 힘겨워 보인다. 동승석 탑승자가 시트를 앞쪽으로 당겨 앉는다면 동승석 뒤쪽 자리에 1명 정도가 겨우 탑승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굳이 권하고 싶지는 않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은 철저히 1열 탑승자의 편의에 중점을 맞춘 모델인 만큼 1인승 또는 2인승으로 활용할 때 최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1열 시트는 부드러운 가죽 소재로 마감을 하면서 두툼하게 설계해 몸을 감싸주는 느낌이 든다. 덕분에 LC 500 컨버터블은 장시간 운전을 하더라도 단단한 버킷 시트가 탑재된 다른 슈퍼카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피로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느껴진다. 1열 시트는 열선 및 통풍 기능을 지원해 보다 쾌적한 드라이빙을 지원한다.

/ 제갈민 기자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2열은 소지품 보관 용도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 제갈민 기자

2열은 가방이나 소지품, 외투를 보관하는 용도로 이용하는 게 적합해 보인다. 그럼에도 렉서스는 LC 500 컨버터블을 만들 때 대체로 사용하지 않는 2열 시트까지 정성을 쏟았다. 승객이 탑승할 일이 거의 없는 2열임에도 1열과 동일한 가죽을 사용해 시트를 마감한 점은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스티어링휠과 계기판, 센터페시아는 렉서스 고유의 인테리어가 잘 녹아 있어 익숙하다.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 및 차간 간격 조절 등 운전자보조기능 조작은 스팅링휠 오른쪽에 위치한 버튼으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다. 주행모드 변경은 계기판 좌우에 뿔처럼 달린 레버의 오른쪽 부분을 조작하면 에코·컴포트·노말·스포츠·스포츠+ 등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 스크린 조작은 센터콘솔 부분에 위치한 컨트롤러를 이용해 조작할 수 있게 했다. 터치 조작은 지원하지 않는다. 사용에 익숙해진다면 빠른 조작이 가능하겠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그나마 아틀란 내비게이션을 순정 매립형으로 탑재한 점은 타 수입차 브랜드 대비 편의성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점이다.

/ 제갈민 기자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은 전체적으로 입체감이 돋보인다. / 제갈민 기자

◇ 오픈 에어링 감성만으로도 충분한 가치… 소프트톱임에도 소음차단 효과적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오픈 에어링이다. 소프트톱 조작은 센터콘솔 부분의 컨트롤러 후방에 위치한 레버를 통해 할 수 있다. 소프트톱 개폐는 정지 상태부터 50㎞/h 이내 속도에서 조작이 가능하고, 조작 시간은 단 15초다. 소프트톱을 조작하면 계기판을 통해 3단계로 조작 단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또한 소프트톱 수납공간은 트렁크 공간과 분리돼 있어 골프백 등 소지품을 트렁크에 가득 채우더라도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

소프트톱을 열고 도심을 주행하면 부드러운 엔진음과 배기음이 귀를 즐겁게 한다. 다른 슈퍼카들과 비교하면 배기음이 아주 우렁차지는 않지만 드라이빙 감성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하다. 타인에게 피해 주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일본의 문화가 반영된 부분으로 느껴진다.

고속 주행 시 급가속 및 급감속 상황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1분당 엔진회전수(rpm)이 1,500rpm 내외 수준을 유지하며, 2,000rpm을 넘기는 일은 거의 없다.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 만큼 저회전 영역에서도 충분한 출력을 뿜어낼 수 있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하면서 기어를 수동으로 조작하고 엔진을 고회전 영역까지 사용하면 흔히 말하는 팝콘 배기음이 우렁차게 터져 나온다. 운전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다.

/ 제갈민 기자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실내는 브라운 계통으로 통일감을 강조했다. / 제갈민 기자

두툼한 소프트톱 덕분에 톱을 닫고 주행을 하면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 등 외부 소음 유입은 상당부분 차단된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은 4,969㏄ 자연흡기 V8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477마력, 최대토크 55.1㎏·m의 힘을 뿜어낸다. 제로백(0∼100㎞/h)은 4.6초에 불과하다. 넘치는 힘만큼 브레이크 반응도 즉각적이며, 안정감을 더한다.

공차중량은 2,060㎏으로 상당히 무거운 편에 속하는데, 그럼에도 코너에서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면 하중 이동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반응을 한다. 덩치에 비해 운동 성능이 민첩하다.

배기량이 큰 만큼 연비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공인 연비는 복합기준 7.5㎞/ℓ 수준이라고 하지만, 서울에서 인천 송도와 경기도 용인 등을 오가는 동안 평균 연비는 5.5∼5.7㎞/ℓ 정도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