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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페놀 유출 현장취재] 1년 지나도 악취 진동하는 옥계
2014. 07. 01 by 권정두 기자 swgwon14@hanmail.net

 

▲ 포스코 옥계 마그네슘 제련소.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본격적인 초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달 28일, <시사위크>는 지난해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공장에서 페놀 유출 사고가 발생한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을 찾았다.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마을’이란 뜻의 옥계는 정동진과 동해 망상해수욕장 사이에 위치한 작은 동네다. 고속도로를 한참 달려 도착한 옥계는 역시나 여느 작은 시골 마을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고층건물이 없어 시야가 탁 트였고, 푸른 논밭이 이어졌다. 저 멀리로는 맑은 동해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페놀 등 발암 독성물질이 유출된 곳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옥계는 조용하고, 평온해보였다.

그러나 이곳은 지난해 6월 불거진 페놀 유출의 후유증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었다. 최근 포스코와 옥계 주민들이 10억원의 ‘발전기금’에 잠정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후 주민 내부에서 이견이 표출돼 실제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어촌계 주민들이 책정된 보상금이 터무니없이 적다며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어촌계에 할당된 보상금은 총 2억원으로 가구당 200만원 수준이다.

또한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 측은 포스코의 오염사고 조사가 축소·은폐됐다고 주장하며 전면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사고원인에서부터 유출량과 정화방법에 이르기까지 의혹과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유출량의 경우 포스코의 발표 내용과 환경단체 및 주민의 추정치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 옥계 주수천교 아래에서는 숨을 쉬기 힘들 정도의 악취가 진동했다.

실제로 옥계에 도착해 페놀 유출이란 현실을 직시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공장 인근 주수천교 아래에 도착하자 악취가 진동했다. 숨을 쉬는 것이 불쾌하게 느껴질 정도의 악취였다. 10분여가 지나자 두통과 함께 메스꺼움이 몰려왔다. 단순히 더러운 느낌을 넘는 기분 나쁜 냄새였다.

이러한 악취는 주수천 변에서만 나는 것이 아니었다. 초등학교와 보건소 등이 위치한 옥계면 중심가에서도 악취는 계속됐다.

한 옥계 주민은 “공장이 들어선 이후 악취가 계속됐다. 특히 바람이 이쪽 방향으로 불어오면 악취가 더 심해진다”며 “머리가 아프고 메스꺼워서 견딜 수가 없다. 악취에 대해 포스코가 몇 차례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낙풍천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한 주민은 “공장 앞에서는 20분도 서 있기 힘들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 포스코 옥계 마그네슘 제련공장 전경. 공장 옆에 난 진입도로는 아직 개통되지 않은 상태이며, 이 길을 따라 200m가량 가면 주수천 교량이 나온다.

장소를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공장 정문으로 옮겼다. 강릉시로부터 정화명령을 받고 가동을 중단한 공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공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옥계일반산업단지 진입도로 역시 아직 개통되지 않아 텅 비어있었다. 이처럼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공장 주변의 고요함은 옥계와 다를 바 없었다. 허나 주변에 펼쳐진 푸른 들판, 소나무 숲이 우거진 해변과의 이질감은 지우기 힘들었다. 물론 공장 주변에서도 기분 나쁜 악취는 계속됐다.

담 너머로 보이는 공장 내부에선 오염조사 및 오염물질 추출을 위해 시추를 한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정문 반대편, 즉 공장과 주수천이 마주하고 있는 쪽에서도 이 같은 흔적을 확인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 포스코 옥계 마그네슘 제련공장 내부에서 시추가 진행 중인 모습.
▲ 오염물질을 추출 중인 곳..

아직 개통되지 않은 진입도로를 걸어 교량 쪽으로 향했다. 오른쪽엔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공장, 왼쪽엔 넓은 공터가 펼쳐져있었다. 그리고 그 왼쪽 공터엔 파란색 방수포가 땅을 뒤덮고 있었다. 빗물 등으로 인한 추가 오염을 막기 위해 설치된 것이었다. 더불어 이곳에서도 오염조사 및 오염물질 추출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오염물질을 추출 중인 모습.
▲ 빗물 등에 의한 추가 오염을 막기 위해 방수포가 덮여져 있는 모습.

주수천과 불과 100여m 떨어진 공장 안쪽엔 수십 개의 파란색 탱크 사이에서 작업 중인 노란색 탱크로리 차량이 보였다. 탱크로리 차량엔 위험물이란 글씨가 선명했다.

하지만 주변 시설들은 어딘지 모르게 위태로워 보였다. 공장 내부와 공장 주변 및 주수천변 등에 널려있는 호스들이 특히 그랬다. 이 호스들은 오염물질들을 수거에 사용되는 것이었다.

위험물질 수거작업을 단 한 명의 작업자가 수행하고 있는 것 또한 미덥지 않았다. 독성 화학물질이 많이 사용 및 배출되는 마그네슘 공장, 그것도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인 포스코의 공장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허술해보였다.

▲ 왼쪽은 주수천, 오른쪽은 오염물질 탱크가 늘어서있는 포스코 옥계 마그네슘 제련공장.
▲포스코 옥계 마그네슘 제련공장 주변에는 여러 호스들이 연결돼있었다.
▲ 포스코 옥계 마그네슘 제련공장 주변에는 여러 호스들이 연결돼있었다.

포스코 옥계 마그세슘 제련공장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염물질을 추출하는 작업으로, 정화 준비 단계라 할 수 있다”며 “악취에 대해서는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고, 상당부분 진전도 있었다. 현재는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며, 악취가 나는 것은 기계에 묻어있던 것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시 자리를 옮겨 옥계해수욕장 쪽으로 향했다. 옥계해수욕장은 주변에 소나무 숲이 우거져있어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캠핑을 많이 즐기는 곳이다. 바람의 방향 때문인지 다행히 이곳엔 악취가 나지 않았고, 몇몇 가족들이 이른 더위를 피해 캠핑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이곳은 페놀 오염사고가 발생한 공장에서 직선거리로 약 500m밖에 떨어져있지 않은 곳이다.

옥계 주민은 “지난해 여름을 앞두고 사고가 불거지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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