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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윤경 의원 인터뷰] “삼성 합병과정은 이재용 게이트”
2016. 11. 29 by 이미정 기자 wkfkal2@sisaweek.com

▲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자사주가 오너의 지배력 강화에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현수 기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삼성전자가 29일 지주사 전환을 검토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승계 정당성은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최순실-국민연금-삼성'의 삼각 커넥션 의혹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정당성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의 편법 승계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지배구조개편 작업 과정에서 꼼수를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사주를 이용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 가능성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을 이용한 편법 지배력 확대에 브레이크를 거는 법안을 발의했다.  <시사위크>에선 지난 28일 제윤경 의원을 만나 삼성 지배구조개편 작업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손실을 자처하면서도 찬성표를 던져했다며 비판을 가했다. <사진=김현수 기자>
- 회사분할을 단행할 경우 사전에 자사주를 소각하도록 하는 법안('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배경은 뭔가. 
"자사주는 상법상 의결권이 없다. 그런데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의결권이 부활한다. 회사가 두 개로 분할될 때, 신설 법인의 주식이 자사주에도 배정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자사주가 재벌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높이는데 활용이 된다는 점이다.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이다. 오너일가로선 적은 지분을 가지고도 회사에 대한 전체적인 지배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오너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를 막기 위해 법안을 발의했다."

-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도 이 같은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는가. 
"삼성전자는 그간 자사주를 꾸준히 늘려왔다. 현재 12.8%의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회사가 인적 분할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자사주가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돕는데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제일모직ㆍ삼성물산 합병 과정도 석연치 않은데, 자사주까지 이용해 지배력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 법안 통과 전, 지주사 전환 및 인적 분할이 추진된다면 막기 어려운 것 아닌가.
"물론 연내 통과는 어렵다. 소위 상정도 안 됐다. 하지만 법안이 당장 통과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종의 시그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에게 "삼성이 자사주까지 이용해 지배구도를 완성하려고 하고 있다"는 문제를 알리고, 감시를 강화할 수 있는 시그널로 말이다."

▲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이 제일모직ㆍ삼성물산 합병에 찬성을 던진 과정에서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현수 기자>
- 삼성물산 합병 과정이 문제로 떠올랐다. 삼성이 최순실 일가에 대규모 자금 지원을 한 사실과 국민연금이 손실을 인지하고도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이재용 부회장의 편법적인 지배구도 강화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손해까지 자처하면서 합병을 지원한 정황까지 밝혀져 국민적인 공분이 커지고 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국민연금이 이 부회장의 재테크를 위해서, 삼성물산의 주가를 낮추기 위해 조작한 정황까지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최순실 게이트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문제까지 드러났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는 '최순실 게이트'보다는 '이재용 게이트'로 봐야 한다. 삼성에 대한 지배력도 없는 한 개인이 편법과 정치권력을 등에 업고 부당한 이득을 챙긴 사태가 아닌가."

- 과거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사건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의 편법 승계 논란은 과거부터 제기돼왔던 문제다.
"과거 에버랜드 사건과는 다른 점이 있다. 국민연금이 걸려있다. 직접적으로 국민들의 재산이 맞물려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정치적인 외압까지 결합해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번 이슈는 주식 시장의 룰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정도의 편법 문제가 아니다. 이번 국정조사에서 이 같은 삼성물산 합병 문제에 대해 집중 질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의 적정성 논란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현수 기자>
- 합병 비율에 대한 논란도 여전히 뜨겁다.
"왜 이렇게 무리한 합병 비율을 산정했어야 했을까 생각해봤다. 이 같은 합병 비율을 산정해야만,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의 최대 지분을 가까스로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야 삼성전자 지분 4%에 대한  간접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고등법원 판결에서는 삼성물산의 주식매수청구 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가격 선정 기준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발표 시점이 아닌, 그전 6개월 평균으로 봤다. 대법원에서도 같은 판결이 난다면 삼성은 대규모 손해배상 등 후폭풍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이를 결정한 삼성물산 임원 역시 배임죄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 비슷한 문제가 선진국에서 발생했다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
"미국 등 선진국에선 소비자에 광범한 피해를 입힌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적용될 수 있다. 미국이 징벌적 손해배상 규모에 한도가 없다. 기업은 문을 닫을 정도의 치명적인 손해를 입기도 한다. 규제를 풀어주는 대신, 범법 행위에 대한 처벌은 철저하다. 그런데 우리니라는 앞에선 규제 풀어주고, 뒤에선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식이다."

-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에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그간 삼성에 대한 국민적인 평가는 호의적이었다. 지배구조에 대한 석연치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국가 경제 버팀목 역할했던 것을 감안해 관대한 평가를 내려왔다. 오너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로열티도 강했다.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뒤로는 어떠한가.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많은 직원들이 잘려 나갔고, 승계 과정도 국민적인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에는 갤럭시노트7 폭발 사고까지 발생했다. 삼성이 이렇게 큰 대형 사고를 낸 적은 없었다.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다. 이번 합병 논란도 언제라도 수면 위로 오를 수 있는 일이였다는 점에서 신중치 못했다."

▲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용 부회장 체제 전환 후 이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현수 기자>
- 삼성물산 합병 찬성 논란에서 드러난 국민연금의 의사결정구조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국민연금이 한 대기업의 1대 주주가 되는 게 바람직한지를 모르겠다. 재벌과 분리돼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본적인 경제민주화의 룰 세팅이 완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나라 대표 기업의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다. 기업 투자에서 제 역할을 못할 거면, 공공 투자를 확대하는 게 더 낫다고 본다." 

-박근혜 정부의 기업 정책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경제민주화 공약은 뒤집혀진 지 오래다. 그렇다고 기업들이 썩 좋아진 것도 없다. 조선ㆍ해운업계는 대규모 적자를 내고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물류 사태까지 터졌다.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남북 경협은 하루아침에 중단됐다. 이처럼 기업들의 경제 상황은 안 좋아졌지만, 재벌들은 이익을 챙겼다. 총수 일가의 사적 편취를 규제하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최근 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반하는 방식으로 개악을 했다."

- 재벌 기업 오너들의 부도덕함이 부각되면서 국민적인 반감이 커지고 있다.
"능력이 없으면, 퇴출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오너가 퇴출된다고 무너지지 않는다. 기업의 감시망이 확충되고 경쟁력 있는 경영인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4차산업을 얘기할 때, 이 무슨 구석기 시대의 스캔들인지 모르겠다. 굉장히 퇴행적이다."

▲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현수 기자>
- 민생 이슈로 화제를 돌려보자. 대부업체의 법정최고금리를 20% 수준으로 낮추는 내용의 대부업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 중이다.
"대부업 금리를 낮추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몰린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대부업체 규모를 늘리면 사금융 시장도 같이 횡행한다. 도심에 화상 경마장이 들어서면, 그 인근 여관에는 불법도박장이 횡행하는 것과 같다. 서민들의 부담을 완화하려면 지나치게 높은 고금리부터 낮춰야 한다. 생계형 대출자들에게 대부업 고금리는 감당이 안 된다. 불법 사금융 문제는 단속을 강화하면 해결된다."

- 서민 빚 탕감 이슈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대부업체의 죽은 채권 3000억원 어치를 소각하는 퍼포먼스까지 벌였는데.
"죽은 채권 소각 운동은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채권의 가치가 헐값으로 떨어진데다가 법적 상환의무도 소멸됐지만, 많은 채권자들이 추심에 시달리고 있다. 법의 애매모호함을 노려 죽은 채권을 살려내는 행위도 계속되고 있다. 과도한 채무에 내몰린 서민들을 구제하기 위한 관련 민생 법안들을 마련하는데도 힘쓸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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