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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민주당 호남경선 르포] 안희정 '노란손수건', 이재명 '노무현 DNA'로 결의
2017. 03. 28 by 정계성 기자 under74@sisaweek.com

▲ 최성, 이재명, 문재인, 안희정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민주당 대선경선의 최대 ‘변수’로 여겨졌던 호남권역 경선이 다소 싱겁게 끝났다. 문재인 예비후보는 60.2%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 대세론을 확인했다. 다만 타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 강력한 반발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문재인 후보가 이들을 껴안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지지층에서 반발의 강도가 컸다. 이들은 문재인 후보가 호남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발표에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확성기를 이용해 “부정선거”라고 외쳤고, 한쪽에서는 실망스런 결과에 오열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이재명 후보가 여론조사 등을 통해 예측된 것보다 좋은 성적을 올렸음에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 문재인 후보는 파란색, 이재명 후보는 주황색, 안희정 후보는 노란색을 각각 상징색으로 사용했다.
사실 호남경선 대의원 현장투표에서 가장 뜨거웠던 지지층은 이들이었다. 주황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온 이들은 쉬지 않고 ‘이재명’을 연호했고, 열렬히 반응했다. 현장투표가 진행되는 시간에는 자발적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제창하기도 했다. 보수 기득권에 분노한 가장 열성적인 야권지지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현장에 있던 한 일간지 기자는 이와 관련해 “인간 노무현의 (기득권을 향한) 분노는 이재명이 물려받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안희정 후보 지지층이 있었던 관람석은 상대적으로 차분했다. 홍재형 당 선관위원장이 세 번이나 ‘안정희’ 후보라고 잘못 말했을 때 항의했을 뿐, 결과에는 대체적으로 승복하는 모습이었다. 다음 경선 일정이 있으니 철저히 준비해 역전하자는 심기일전 분위기가 감지됐다. 결과가 발표되고 객석에 오른 안희정 지사는 “너무 속상해하지 마시라 기회는 있다”고 했고, 지지층은 노란손수건을 흔들며 화답했다.

문재인 후보 측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김정숙 여사다. 회색 바지정장 차림에 운동화를 착용하고 등장한 김정숙 여사는 배우자가 아닌 후보자의 모습에 더 가까웠다. 실제 김 여사는 식이 진행되기 전 문재인 후보를 대신해 지지층과 인사를 나눴고, 현장에 참석한 모든 취재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유권자들과 스킨십이 다소 약하다는 문재인 후보의 약점을 훌륭하게 보완했다는 평가다.

▲ 이재명 후보의 지지층이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경기장 입구에서 진짜교체 푯말을 들고 있다.
한편 이날 경선현장에는 각 후보자들의 개성을 나타내는 선거도구들이 등장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먼저 안 후보 측에서는 ‘노란 손수건’이 등장했는데, 이는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노란손수건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거 당시 처음 등장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노란색을 상징색으로 사용한 바 있다.

문 후보 측에서는 짙은 파란색에 ‘문재인’ 문구를 새긴 수건과, 파란봉지가 등장했다. 민주당을 대표하는 후보라는 의미에서 상징색을 파란색으로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봉지응원은 부산롯데에서 유래하는데 문 후보의 고향이 부산이며 ‘부산아재’라는 점을 상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 이 후보 측에서는 종이로 만든 해머가 보였다. ‘기득권을 깨부수겠다’는 이 후보의 의지를 나타낸 응원도구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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