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프로야구 FA시장엔 뛰어난 선수들이 여럿 나올 예정이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입추’가 지나고, 가을바람이 느껴지는 날이 부쩍 많아졌다. 야구팬들 입장에선 ‘가을 잔치’가 성큼 다가왔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제 팀별로 남은 경기 수는 30대로 접어들었다. 매년 조금씩 다르지만, 이쯤 되면 일정 부분 시즌 성적의 윤곽이 나온다. 리그 우승 경쟁을 펼치며 한국시리즈까지 노리는 최상위권,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중위권, 다음 시즌을 기약하는 하위권의 경계가 뚜렷해진다.

이맘때쯤 되면, 내년도 FA시장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꿈을 접은 팀의 팬들에겐 ‘달라진 내년’을 위한 전력보강이 절실하다. 중상위권 팀의 팬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한 경기 한 경기 살얼음판을 걷다보면, 팀의 아쉬운 부분이 더 부각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요소가 바로 FA시장이다.

예를 들어,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어 중요한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는 팀의 팬은 자연스레 내년도 FA시장에 어떤 마무리투수가 나오는지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타선이 다 좋은데 테이블세터진이 아쉽다거나, 강력한 거포가 없다거나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물론 총체적 난국인 팀도 있다.

FA시장은 매년 흥미롭다. 갈수록 더 큰 돈이 풀리면서 우려와 지탄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는 프로스포츠의 자연스러운 생리다. 지난해 같은 경우엔 리그 최강급 선발투수 양현종, 김광현과 최고수준의 타자 최형우, 황재균, 김재호 등이 FA시장에 나와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최형우가 삼성에서 기아로 옮긴 것 외에는 그다지 흥미로운 결과가 없었다. 양현종은 1년 계약 후 해외진출 타진이란 보기 드문 사례를 남겼고, 김광현은 SK와이번스와 계약했지만 더불어 부상 소식도 전해졌다. 황재균은 미국행을 택했고, 김재호는 두산 베어스에 남았다.

올해는 적어도 지난해보다 더 흥미로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무엇보다 ‘방망이’ 쪽이 화끈하다.

우선 생애 첫 FA자격을 취득하게 되는 선수로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과 두산 베어스 민병헌이 있다. 두 선수 모두 실력이 충분히 입증된 리그 최정상급 타자이고, 어느 팀에 가든 상당한 전력 상승효과를 가져올 선수다. SK와이번스 정의윤도 ‘힘’이 필요한 팀에게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또 한 번 FA자격을 취득하게 될 이들의 면면도 눈길을 끈다. 기아 타이거즈의 김주찬, NC 다이노스의 이종욱, 손시헌, 롯데 자이언츠의 강민호, 최준석, 넥센 히어로즈의 채태인, 한화 이글스의 정근우, 이용규 등은 이름만으로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물론 이들 중엔 과거에 비해 기량이 다소 하락한 선수도 있고, 나이가 걸림돌인 선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시간이 아니고선 얻을 수 없는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젊은 선수들에 대한 멘토 등 다양한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이들은 제각기 포지션이나 특징이 뚜렷하다. 해당 부분이 취약한 팀에겐 ‘맞춤형’ FA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이정도만 해도 상당히 흥미로운 FA시장인데, 또 다른 요소가 존재한다. 바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선수들의 복귀다.

KBO리그 최정상급 타자였던 박병호, 김현수, 황재균 등은 현재 상황이 썩 좋지 않다. 현지에서는 국내복귀 가능성도 솔솔 제기되고 있다. 물론 미국에 남아 도전을 계속 이어갈 수도 있지만, 전망은 밝음보단 어두움에 가깝다.

이들의 국내복귀가 이뤄질 경우, 우선 포스팅 시스템을 거쳤던 박병호는 기존 소속팀인 넥센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FA자격으로 미국에 진출했던 김현수와 황재균은 FA 신분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야말로 ‘역대급’ FA시장이 될 수 있다.

리그 최정상급 타자였던 최형우는 총액 100억원에 사인했다. 뒤이어 미국에서 돌아온 이대호는 롯데 자이언츠와 15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과연 이번 FA시장에선 또 어떤 선수이동과 잭팟이 놀라움을 안겨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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