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SUV 시장의 최강자였던 티볼리는 현대차 코나에 밀려 월간 판매실적 2위를 기록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는 크게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로 나뉜다. 현대·기아차가 ‘골리앗’이라면, 나머지 셋은 ‘언더독’이라 불린다. 그만큼 규모나 실적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2년 간 ‘언더독 삼총사’는 적극적인 신차 출시 및 마케팅으로 현대·기아차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현대·기아차를 향해 맹렬하게 달려들던 기세가 사라졌을 뿐 아니라, 매서운 역공을 받고 있다. 지난해와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인 언더독 삼총사의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 존재감 큰 티볼리, 코나라는 복병을 만나다

쌍용자동차가 티볼리로 거둔 성공은 신선한 충격을 넘어 감동까지 안겼다. 2009년 ‘평택 사태’로 무너졌던 쌍용차의 부활을 알렸기 때문이다. 티볼리의 성공으로 해고자 복직이 이뤄지기도 했다.

2015년 출시된 티볼리는 국내 소형SUV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했다. 2년 연속 압도적인 판매실적으로 1위를 차지한 티볼리다.

하지만 티볼리는 최근 출시 이후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현대·기아차가 소형SUV 시장에 뛰어들며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것이다.

7월부터 판매에 돌입한 코나가 티볼리를 제치기까지는 두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코나는 지난 8월 4,23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4,187대의 티볼리를 넘어섰다. 비록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소형SUV 1위 자리를 빼앗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물론 티볼리는 코나, 스토닉 등의 출시에도 큰 흔들림 없이 4,000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소형SUV 1위 타이틀을 빼앗겼다는 점이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코나가 이대로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향후 티볼리의 입지엔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티볼리는 쌍용차 내수시장 전체 판매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존재감이 컸다. 티볼리가 직면한 첫 번째 위기는 쌍용차의 위기로도 직결된다.

쌍용차는 ‘SUV 명가’라는 위상을 되찾기 위해 티볼리의 다음 주자로 G4 렉스턴을 선보였다. 하지만 G4 렉스턴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미한 신차효과 속에 판매실적이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기아차 모하비를 넘어서긴 했지만, ‘SUV 명가’ 타이틀을 되찾았다고 보기엔 판매실적이 부족해 보인다.

결국 코나의 거센 도전장에 맞선 티볼리의 ‘방어전’과 G4 렉스턴의 도약 여부가 쌍용차의 향후 행보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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