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명성에 걸맞지 않은 실수를 범한 케빈 듀란트.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SNS는 인생의 낭비다”는 말이 있다. 전설적인 축구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의 발언에서 비롯된 이 격언은 충동적인 발언을 할 소지가 높은 소셜 네트워크의 특성을 잘 지적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고 있다.

연 수십억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NBA 스타들도 이 격언을 좀 더 새겨들을 필요성이 있는 듯하다. 현재 NBA 최고의 득점력을 갖춘 슈퍼스타이자 지난 2016/17시즌 파이널 MVP인 케빈 듀란트는 최근 SNS 문제로 갖은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트위터를 통해 작년 시즌개막 전 팀을 옮긴 이유를 묻는 팬에게 직접 댓글을 단 것이 화근이었다. 전 소속팀의 동료들과 감독을 비난하며 “그 녀석들과는 절대 우승할 수 없다”고 쓴 트윗 내용 자체도 문제가 됐을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He’ 또는 본인 이름의 약칭인 ‘KD’라는 3인칭으로 지칭한 문체가 주목을 모았다. 자연스레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서브계정’과 공식계정을 헷갈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상당히 유력한 후보도 나왔다. 모 트위터 계정이 듀란트가 연관된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으며, 프로필 사진과 팔로우한 계정들도 듀란트 본인과 연관이 깊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현재 트위터에서는 해당 계정을 태그해 조롱 섞인 어조로 듀란트를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듀란트는 결국 지난 18일(현지시각) 사과문을 올렸다. “함께 뛰었던 선수들과 전 코치의 이름을 거론한 것은 명백히 선을 넘었다. 유치하고 멍청한 발언이었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다만 서브계정의 존재여부를 확인해주지는 않았다.

‘역사상 가장 지배적인 선수’라는 별명을 가진 센터이자 은퇴한 후 방송무대에서 화려한 입담을 뽐내고 있는 샤킬 오닐 또한 트위터를 통해 다소 볼썽사나운 싸움에 휘말린 경험이 있다. 그가 TNT 방송국에서 진행하는 ‘샥틴어풀’이라는 코너가 문제였다. 이 프로그램은 NBA 경기 중 선수들이 범한 우스꽝스러운 실수를 편집‧방송해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바보 이미지가 씌워진 채 강제출연당한 선수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골든 스테이트의 센터이자 ‘샥틴어풀’의 최다 출연자인 자베일 맥기는 올해 초 수 년 간 삭혀왔던 분노를 표출했다. 트위터를 통해 오닐에 대한 비판과 함께 “내 이야기를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샤킬 오닐의 대응은 어른스럽다는 말과는 거리가 멀었다. 마찬가지로 트위터를 통해 맥기에게 “센 척하지 마라”고 쏘아붙인 것이다. 210cm가 넘는 전‧현직 농구선수 두 명은 이후로도 “넌 위협도 제대로 못한다”, “네가 뭐라도 된 줄 아냐” 등의 발언들을 서로에게 쏟아냈으며, 맥기의 팀 동료들이 그를 비호하고 나서면서 이슈가 확산됐다. 골든 스테이트 구단이 직접 TNT 방송국과 해당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접촉했다는 보도까지 ESPN을 통해 발표됐다.

다소 질척질척했던 이 설전은 마무리되는 방식 또한 괴상했다. 샤킬 오닐은 “우리 엄마가 내게 그 이야기를 더 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는 말로 더 이상의 논쟁을 거부했다. ‘샥틴어풀’ 프로그램을 애청하던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삼켰지만 맥기는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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