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고원준이 파란만장 야구인생을 이어가게 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2010년 혜성처럼 등장해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고원준. 그의 파란만장 야구인생이 또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제주도가 고향인 고원준은 학창시절 야구를 위해 천안으로 건너와 북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2009년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했는데, 당시 그의 계약금은 8,000만원, 연봉은 9,000만원이었다.

고원준은 2010년 1군에 데뷔해 상당히 깊은 인상을 남겼다. 30경기에 등판, 5승 7패 평균자책점 4.12로 신인으로서는 준수한 성적이었다.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될 정도였으나, 당시 신인왕은 양의지에게 향했다.

하지만 차세대 에이스로 가능성을 보인 고원준이 넥센 유니폼을 입은 것은 단 1년이었다. 넥센은 2010년 시즌을 마친 뒤 고원준을 보내고 롯데 자이언츠 투수 이정훈, 야수 박정준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모기업 없이 운영하는 넥센이 주요 선수들을 연이어 내보내 논란이 일던 시기였다. 이에 당시 고원준의 트레이드에도 현금이 끼어있을 것이란 의혹이 숱하게 제기됐다.

어쨌든 부산으로 건너오게 된 고원준은 2011년에도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다. 36경기에 등판해 9승 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했고, 2번의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젊은 나이와 빼어난 실력, 거기에 준수한 외모까지 더해져 고원준의 인기는 날로 높아졌다. 하지만 조금씩 잡음도 늘기 시작했다. 고원준은 구단 방침인 숙소생활을 거부했고, 술집과 클럽 등에서 종종 목격되는 등 사생활 논란에 휩싸였다.

이와 함께 ‘차세대 에이스’ 고원준도 사라졌다. 고원준은 2012년 2군을 오간 끝에 1군에서 19경기 등판, 3승 7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등판한 경기 수가 앞선 시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심지어 2012년 시즌을 마친 뒤에는 음주운전 사고로 불구속 입건되는 파문을 일으켰다. 이어진 2013년, 고원준은 고작 1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5.47을 기록했다.

점차 계륵 같은 존재로 변한 그는 군복무를 결심하고 상무로 향했다. 하지만 상무 시절에도 경기장에서 흡연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여전히 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화려한 복귀도 없었다. 2016년 롯데로 돌아온 그는 선발등판한 복귀전에서 통증을 호소하며 단 1이닝만 소화한 뒤 내려왔다.

결국 롯데는 고원준을 보내고 두산 베어스의 노경은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노경은 은 두산에서 롤러코스터 활약을 펼치며 은퇴 선언 및 번복 파문을 치른 선수였다. 두 팀 모두 데리고 있기 껄끄러운 선수들을 맞바꾼 셈이다.

자신의 프로무대 세 번째 유니폼을 입을 고원준은 2016년 14경기에 등판하는 등 일정 부분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평균자책점 5.47로 예전의 고원준이 아니라는 점만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2017년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61이란 최악의 성적마저 남겼다.

이에 두산은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 고원준에 대해 일말의 미련도 두지 않은 채 방출을 결정한 것이다.

물론 고원준의 야구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는 1990년생으로 아직 젊다. 예전의 모습만 찾는다면 어느 팀에서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다. 그의 재기 가능성에 기대를 품을 팀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하지만 그전에 반드시 전제돼야할 것이 있다. 고원준 스스로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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