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웨인 웨이드(왼쪽)를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는 제임스 하든(오른쪽).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휴스턴 로켓츠의 한자 표기명은 ‘화전(火箭)’이다. 로켓을 의미하는 중국어에서 비롯된 이름이지만, 직역하면 불화살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장궁을 든 궁수부대를 연상케 하는 휴스턴의 최근 경기력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최근 10경기에서 9승을 거둔 휴스턴을 대표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화력 승부다.

26일(한국시각) 펼쳐진 뉴욕 닉스전은 휴스턴의 팀 컬러를 잘 보여준다. 이 날 뉴욕은 에이스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가 허리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쾌조의 스타트를 끊는 데 성공했다. 마이크 비즐리와 카일 오퀸이 백발백중의 명중률을 자랑한 반면 휴스턴의 슛은 경기 초반 하나같이 림을 외면했다.

1쿼터 한때 25대 5까지 벌어졌던 점수 차는 오래 가지 않았다. 1쿼터 종료까지 10점차, 2쿼터 종료까지 3점차로 좁혀놓은 휴스턴은 3쿼터에서만 37점을 올리며 시합을 순식간에 20점차로 뒤집어놓았다. 30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상대보다 40점을 더 득점한 셈이다. 클린트 카펠라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수준급의 3점 슈터인 휴스턴은 이날 상대가 2점으로 도망갈 때 3점으로 쫒아가는 자신들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정규시즌 19경기를 치른 현재 휴스턴은 15승 4패로 서부지구 1위‧통합 2위에 올라있다. 전체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던 작년의 공격력은 유지한 채 약점으로 지목됐던 주전의존도는 낮췄다. 리그 최고의 슈터이자 패서인 제임스 하든이 전권을 쥐고 공격을 전개하는 휴스턴은 그 스타일상 하든에게 많은 체력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 하든의 경기당 평균 출전시간은 36.37분에 달했다. 시즌 후반부에 급격한 체력저하를 유발한 원인이다.

이번 시즌 제임스 하든의 출전시간은 31.36분으로 작년에 비해 5분 이상 줄었다. 하든이 벤치에 앉아있는 동안 공격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던 문제점을 크리스 폴의 영입으로 완벽하게 해결했기 때문이다. 어느덧 리그 13년차 베테랑이 된 크리스 폴은 휴스턴에서 자신의 세 번째 전성기를 맞고 있다. 주전들의 체력관리가 원활해지면서 자연스레 수비에 쏟을 힘도 많아졌다.

롤 플레이어들의 활약도 더할 나위 없다. 수비력밖에 없다는 평가를 받던 루크 음바아무테는 올 시즌 슛 시도와 성공률에서 모두 커리어하이를 기록 중이다. 음바아무테가 23일(한국시각) 덴버전에서 기록한 득실 마진 57은 그가 코트를 밟고 있던 26분 동안 휴스턴이 덴버보다 57득점을 더 올렸음을 의미한다. 이는 지난 20년간 전례가 없던 기록이다.

휴스턴이 이번 시즌 보여준 경기력은 3점과 수비, 빠른 공격으로 리그를 점령했던 골든 스테이트를 연상케 한다. 최근 잦은 실책을 범하며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골든 스테이트보다 오히려 뛰어나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크리스 폴과 클린트 카펠라 등 주축선수들과의 재계약 문제를 맞는 휴스턴에겐 우승을 노릴 적기다. 휴스턴이 0.5경기차 선두라는 현 등수에 만족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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