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제약 상한가·씨젠 약 20%↑,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영향
신풍제약 10%대 상승 등 코로나19 테마주 강세
실체 없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투자 신중해야

/ 픽사베이
코로나19 테마주가 다시 주식시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최근 약세를 보인 ‘코로나19 관련주’에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이에 일각에서는 또 다시 제약바이오주가 투기장으로 변질될까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18일 오후 4시 기준, 한동안 잠잠하던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진단키트 등을 개발 중인 일부 제약바이오사의 주가는 10~20% 수준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들제약은 식품의약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의 수출 허가 승인 소식이 이날 보도되자 오전 10시 직후 급등하고, 오후에 접어들자 상한가(29.88%↑)를 달성했다. 이 회사는 이번 신속진단키트 수출 허가에 이전에 지난달 22일 2종의 분자진단키트의 수출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주인 우리들제약과 씨젠이 연휴 이후 급등세를 그리고 있다. / 각 사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주인 우리들제약과 씨젠이 연휴 이후 급등세를 그리고 있다. / 각 사

코로나19 진단은 크게 RT-PCR 분자 진단키트와 면역학적 방식의 RDT 항체진단키트로 구분된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은 진단키트와 관련해 “분자진단은 감염 초기 진단에 유용한 반면, 항체진단은 감염 후기에 정확도가 높아 두 가지 진단방식 병용 사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들제약 측은 18일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수출 허가로 진단키트 라인업을 구축했다.

앞서 우리들제약은 이번달 초, 미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 ‘덱사메타손’ 승인 소식과 우리들제약이 최대주주로 있는 엑세스바이오가 개발한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가 브라질 식약위생감시국(ANVISA)로부터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의 긴급사용 승인을 획득하는 등 수출 확대 기대감으로 8월 3일과 4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엑세스바이오도 지난 한 달 동안 상한가를 6회 기록해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또 다른 코로나19 진단키드 수혜주로 꼽히는 ‘씨젠’은 지난 1주일 동안 주가가 하락세를 기록해 5일간 주가가 약 28.6% 급락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린 후 연휴동안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타나자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18일 주가가 급등했다.

특히 씨젠은 주가가 20만원 이상 상대적으로 고액임에도 18일 거래량이 700만주 이상에 달했으며, 이날 거래대금은 1조7,5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최고 금액이다.

씨젠은 지난 13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씨젠의 지난 2분기 실적은 역대 최대 실적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38%와 3,540%씩 급증한 2,748억원과 1,69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다만 하반기 실적 기대감이 다소 꺾이면서 발표 다음날 주가가 전일 종가 대비 19% 이상(5만2,300원) 급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18일 장이 열림과 동시에 6.6% 상승했으며, 장 마감 기준 19.02% 상승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24.2% 이상의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상승세가 잠시 꺾이긴 했으나, 이날 씨젠 주가는 26만원을 넘기며 지난주 하락분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가 활개치는 모습에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하는 제약사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는다.

신풍제약 오송공장. <홈페이지 갈무리>
신풍제약이 코로나19 치료제 관련주로 다시 상승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신풍제약 오송공장. / 신풍제약 홈페이지 갈무리

18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제약사들 중 높은 상승폭을 그린 제약사는 신풍제약이다. 신풍제약은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성분명 알테수네이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신풍제약의 전일 종가는 7만5,100원이었으나, 18일 장 마감 기준 11.19% 상승하며 8만3,500원을 달성했다. 총 거래대금도 6,695억원에 달했다. 우선주인 신풍제약우 역시 12.50% 상승폭을 기록, 18만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또 다시 급등세를 보이는 제약바이오주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언제 다시 주가가 폭락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 A씨는 “코로나19 관련주는 테마주로 볼 수 있는데, 테마주는 기업 가치와는 상관없이 주가가 급등락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유의해야하는 종목”이라며 “특히 코로나19 관련주 회사의 오너 일가 친인척이나 대주주들이 시세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대량으로 지분을 매각할 경우 주가가 한 순간에 폭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장 최근 신일제약과 부광약품, 일양약품 등이 오너 일가의 주식 대량 매도로 주가에 영향을 끼쳤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주가가 급등했던 신일제약 오너일가가 대규모 지분 처분에 나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주가가 급등했던 신일제약 오너일가가 대규모 지분 처분에 나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신일제약은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생산업체라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신일제약의 주가는 7월초 1만2,000∼1만3,000원대에서 천천히 상승세를 보이다 7월 20일부터 7월23일까지 내리 4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주가가 5만8,100원까지 300%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이 나흘간 오너 일가가 1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주말이 지나고 장이 열리자 신일제약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 곤두박질쳤다. 현재 신일제약 주가는 꾸준히 하락을 거듭해 2만6,800원 수준이다.

또한 증권업계 관계자 A씨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진단키트 등 테마주가 주식시장에서 주목받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진단키트를 제외하고는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나선 제약바이오사 가운데 코로나19 치료효과를 입증한 업체는 전무하며 현재 완성품 실체도 존재하지 않는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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