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L이 또 다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GKL
GKL이 또 다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GKL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카지노를 운영하는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코로나19 사태로 초유의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 와중에 또 다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당장의 위기 극복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준비를 위해서도 그 어느 때보다 중차대한 시기이지만, 고질병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 모습이다.

◇ 사상 초유의 적자 속 낙하산 고질병

GKL은 오는 2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5명의 신규 비상임이사(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들은 임기가 만료된 기존 비상임이사 5명을 대체하게 되며, 임기는 2년이다. 기존 비상임이사 5명은 지난 6월 11일을 기해 임기가 만료됐으나, 규정에 따라 후임이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또 다시 낙하산 논란이 제기된다. 논란의 주인공은 한희경 전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다. 비례대표직 승계를 통해 2018년 1월부터 6월까지 전라북도 도의원을 지낸 바 있는 등 줄곧 더불어민주당 계열 소속으로 정치인의 행보를 걸어온 인물이다.

무엇보다 GKL이 영위하고 있는 주요 사업과 관련된 전문성에 물음표가 붙는다. 대학에서는 의상학과를 전공했으며, 전라북도 도의원 및 더불어민주당 내 활동 외에는 특별히 알려진 경력이 없다.

GKL의 낙하산 논란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현직 수장인 유태열 사장부터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던 당사자였다. 경찰 출신인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치안비서관을 지냈고, 2017년 대선을 앞두고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선언에 나선 바 있다.

유태열 사장 직전에는 이기우 전 사장이 이른바 ‘최순실 사태’에 연루돼 해임되기도 했으며, 그 이전의 수장들도 모두 낙하산 성격이 짙은 인사였다.

뿐만 아니다. 상임이사와 감사 등의 자리를 놓고도 낙하산 논란이 끊고 있다. 현재 재직 중인 인물 중에서도 송병곤 상임이사와 임찬규 감사가 이 같은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송병곤 상임이사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사무실을 함께 운영하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전해지며, 특히 영화 ‘변호인’ 속 국밥집 아들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인물이다. 임찬규 감사 역시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연구위원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행정관을 역임한 바 있다.

문제는 현재 GKL이 처한 상황이다. GKL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곳 중 하나다. 기본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고객이라는 점에서 타격을 피할 길이 없다. 이는 실적으로 뚜렷하게 확인된다. GKL의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 대비 80.2%, 앞선 1분기 대비 79.1% 감소한 232억원에 그쳤다. 또한 3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누적 실적까지 모두 적자로 전환됐다. GKL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심지어 남은 하반기는 물론 내년에도 회복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더라도,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자, 위기 이후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또 다시 낙하산 논란으로 얼룩지게 된 모습은 더 큰 씁쓸함을 자아낸다.

GKL 측은 “비상임이사 후보자와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낙하산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GKL의 비상임이사는 공모에 이어 현직 비상임이사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이사회 및 주주총회 의결, 기획재정부 장관의 임명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비상임이사에게는 연간 2,400만원의 보수가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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