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주)한라의 자회사인 한라개발이 매년 매출의 절반 이상을 그룹 일감을 통해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개발>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중견건설사 (주)한라의 자회사인 한라개발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 한 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모기업인 (주)한라를 포함해 그룹 계열사에 의지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2년 한라개발이 (주)한라의 품에 안긴 이래, 이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매년 56~65%를 오르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그룹 내부거래 등에 업고 매출 2배 껑충

높은 내부거래 비중으로 눈총을 사고 있는 한라개발(구 시그마개발주식회사)은 (주)한라가 지배권을 가진 12개 자회사 중 한 곳이다. 부동산 자산관리(PM)와 시설관리(FM)를 주 업종으로 하고 있는 한라개발은 2012년 개인사업자인 김은성 씨가 소유한 지분(99.99%) 가운데 50.98%를 (주)한라가 인수하면서 한라그룹과 한식구가 됐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혼자보다는 함께’라는 가치가 ‘진리’인 것일까. 한라그룹의 품에 안긴 한라개발은 이후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줄곧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던 이 회사의 매출은 (주)한라의 자회사로 편입된 직후 두 자릿수로 껑충 뛰었다. 2009년 매출 규모가 처음으로 100억원대에 진입한 후 4년 만에 130억원을 넘보게 됐다.

성장가도였다. 한라개발의 매출은 해를 거듭할수록 그 규모가 확장됐다. (주)한라의 자회사가 된 지 2년째인 2013년 18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기업 집단에 속하지 않은 독자 회사에서 한라그룹에 편입된 지 1년여 만에 유래가 없는 40%의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한라개발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세를 몰아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202억)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중견건설사 (주)한라에 편입된 지 5년 만에 2배 가까이 성장한 한라개발. 한라개발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사세를 확장할 수 있던 배경엔 남다른 ‘비결’이 있었다. 아쉽게도 그 비결이란 시장과 업계, 나아가 공정위 등 정부 당국으로부터 지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내부거래’였다. 1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라개발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연매출의 56~65%를 그룹 계열사 일감을 통해 얻고 있었다.

한라개발의 일감 지원에는 그룹 계열사가 총동원 되다시피 했다. 같은 (주)한라의 자회사인 한라엠켐은 물론, (주)한라와 함께 그룹의 핵심 계열사 역할을 하고 있는 (주)만도도 동참했다. 뿐만 아니다. 그룹의 지주사인 한라홀딩스도 손자기업의 뒷바라지에 한 몫 했다. 이외에도 만도브로제,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한라스택풀 등이 ‘제 식구 챙기기’ 나섰다.

내부거래 비중을 고려해 볼 때, 만약 그룹의 전 방위적 지원이 없었다면 한라개발의 매출 규모는 오히려 (주)한라에 인수되기 이전 때보다 뒷걸음질 친 90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주)한라 관계자는 “앞으로 한라개발의 외주 비중을 늘려 계열사 의존도를 줄여나가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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