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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지방선거 인물난] 박근혜의 ‘후인양성’ 부재가 원인
[한국당 지방선거 인물난] 박근혜의 ‘후인양성’ 부재가 원인
  • 정계성 기자
  • 승인 2018.01.0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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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컸다. 관심을 모은 것은 70%가 넘는 응답자가 한국당 내에는 적합한 후보자가 "없다"고 답한 대목이다. <데이터=MBC, 코리아리서치>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차기 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굉장히 뼈아픈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MBC와 코리아리서치가 진행한 ‘한국당 내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 적합도’를 묻는 조사에서 ‘없다’는 응답이 무려 73.7%가 나왔던 것. ‘모름/무응답’을 합치면 82.9%다. “인물이 부재하다”는 안팎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실제 한국당 내 광역자치단제장급 후보군 중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인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한국당 관계자들을 말을 종합하면, 서울시장에는 홍정욱 전 의원과 김병준 교수, 김용태 의원이 거론된다. 부산시장에는 서병수 현 시장과 조경태 의원이, 대구시장에는 권영진 현 시장과 주호영 의원, 경기지사에는 원유철 의원과 최중경 전 장관, 경북지사에는 김광림 의원과 이철우 의원, 경남지사에 안대희 전 대법관과 박완수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각 분야 또는 지역에서 일가를 이룬 인물이지만, 전국단위 선거에서 이슈를 끌고나가기에는 무게감이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은 이렇게 말했다. “15%의 정당 지지율만 가지고도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홍준표 대표의 말은 맞다. 인지도나 후보자들의 지지율 격차도 선거가 가까워지면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집권여당’의 후보라는 전제에서나 가능한 얘기다. 야당은 당내 경선은 몰라도 본선에 올라가면 철저히 후보자의 개인기와 인물론으로 승부해야 한다. 야권은 인물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구호라도 잘 먹혀들지 않는다.” 

◇ 한국당 내 경기도지사 후보, “없다”가 73.7%

홍준표 대표도 중요성을 인지하고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백방으로 뛰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의 분위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년을 맞이해 주요 언론사에서 일제히 보도된 여론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당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텃밭으로 여겼던 부산경남 지역에서 조차 민주당과 비교해 약세다. 더구나 한국당이 야심차게 영입을 추진했던 홍정욱 전 의원, 장제국 교수,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은 부담을 느끼고 이미 고사의 뜻을 밝힌 상태다. 

무엇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내세울 수 있는 게 사실상 ‘인물론’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의 큰 의제로 ‘개헌’ 카드를 꺼냈고, 문재인 대통령도 수차례 동시투표 의사를 밝혔었다. 만약 ‘개헌’이 뒷받침 된다면, 각 정당과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내세울 공약의 범주는 크게 넓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홍 대표와 한국당이 ‘동시투표’를 거부함으로서 ‘중앙여론전’은 밀릴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한국당의 ‘인물부재’를 홍 대표의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2인자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통치방식도 그 원인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참신한 인물을 발굴해 요직에 기용하기 보다 측근들을 내각에 포진시켰고, 당내 차기 대선주자들은 견제했다. 김무성 전 대표나 유승민 현 바른정당 대표가 그 사례다. 잠룡으로 불리던 오세훈 전 시장이나 남경필 지사, 원희룡 지사 등도 친박 친위대의 위세에 결국 당을 등졌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도자의 광채가 클수록 주위 정치인은 그 빛에 가려질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에 김대중·노무현이라는 거물들이 있었고 가려진 인물들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도 마찬가지로 이명박과 박근혜라는 빛에 가려진 인물들이 존재하겠지만, 국민적 관심을 받기까지는 세월이 지나야 가능하다”면서 “민주당은 최소 4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실시했다.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했고, 경기지역 남녀 유권자 818명이 최종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 포인트, 전체 응답률은 11.6%다. 보다 자세한 선거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