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남영역 인근에 위치한 롯데지알에스(구 롯데리아) 본사 전경.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롯데리아, 엔젤리너스 등 외식사업을 영위하는 롯데지알에스(롯데GRS)에 새 수장이 선임됐다. 그룹 식품계열사의 경영지원 업무를 맡아온 남익우 전무가 친정 복귀를 선언했다. 6년여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남 전무가 부진의 늪에 빠진 롯데지알에스를 구원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부실 계열사로 전락한 토종 프랜차이즈

10일부터 양일간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신년 임원 인사를 단행 중인 롯데그룹이 롯데지알에스 대표를 교체했다. 약 1년간 롯데지주 가치경영실 1팀장으로 근무해 온 남익우 전무가 외식 프랜차이즈 계열사인 지알에스 수장 자리에 올랐다. 과거 1999년부터 2012년까지 롯데지알에스의 마케팅, 영업 업무 등을 해온 남 전무로서는 6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셈이다.

전임 노일식 전무는 실적 악화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지알에스는 최근 극심한 실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 남 전무와 노 전무가 1962년생 동갑내기라는 점과, 현재 노 전무가 별다른 직책 없이 대기발령 상태에 놓여있다는 사실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그만큼 친정으로 돌아온 남 전무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남 대표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연간 20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내던 알짜 계열사는 어느새 100억대 손실을 입히는 부실 계열사로 전락한 상황이다. 영업익 하락폭도 크다. 300억원을 넘나들던 영업익 규모는 두 자리 수로 쪼그라들었다. 2015년엔 19억원의 영업적자를 보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한 지라 올해까지 매출 2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남 대표가 실적 개선이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선 우선 브랜드 가치 재고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알에스의 주력 브랜드들이 ‘2등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건 “경쟁사에 밀리는 브랜드 이미지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10일 롯데지알에서 새 대표로 선임된 남익우 전무. 지난 1999년부터 2012년까지 롯데지알에서에서 마케팅과 영업 업무 등을 담당한 남 대표가 실적 개선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지주>

◇ 국내보다 해외?… ‘국민 신뢰회복이 우선’

실제 롯데리아와 나뚜루, 엔젤리너스 등 지알에스의 주력 브랜드들은 맥도날드‧버거킹, 베스킨라빈스, 스타벅스 등에 비해 품질이나 서비스 면에서 소비자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알에스의 최근 부진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결코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해외시장도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알에스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약 7개 국가에 290여개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지난해 롯데리아에서 GRS(Global Restaurant Service)로 사명을 변경한 것도 해외시장 확대를 통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지알에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청사진은 2,5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국내 시장에서의 소비자 신뢰 회복이 우선 해결돼야 가능하다는 평가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남 대표가 친정인 지알에스에 잃어버린 토종 외식 프랜차이즈의 자존심을 돌려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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