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유승민, 통합신당 성공위한 '텃밭' 호남민심 사수나서

통합국면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호남으로부터 한번 더 선택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안 대표가 지난 2016년 3월 대전에서 열린 대전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당원들의 환호를 받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통합국면에서 국민의당 내홍이 격화되는 가운데, 호남 민심이 20대 총선에 이어 한 번 더 안철수 대표를 택할지 주목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23일 호남을 방문해 통합개혁신당(가칭)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당 내 통합반대파 의원들 대부분이 호남을 지역구로 두는 만큼 텃밭 호남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안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광주남부센터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반대파의 '보수야합설'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안 대표는 "적폐세력과 손잡는다, 안철수가 대선을 위해 호남을 버리는 것 아니냐는 악의적인 모함을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희 목표는 자유한국당을 압도하고 누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일부 반대파들 주장처럼 한국당과의 제2단계 통합은 절대로 없다"며 "통합개혁신당 목적은 기본적으로 기득권 양당으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반대파를 겨냥하며 "민주당 2중대의 길을 가고자 한다. 굉장히 위험하다고 본다"며 "반대하는 분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호남을 고립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면 단호히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합개혁신당 목적은 기본적으로 기득권 양당으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만약 올바른 길로 간다면 정부를 전적으로 지원하고, 잘못된 길로 간다면 대안을 제시하는 문제해결 정당을 하고자 한다"고 통합신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유능한 야당이 있었다면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에 취해 함부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통합개혁신당을 만들어보겠다고 나선 것은 짧게는 한국당이 도저히 못하는, 문재인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원사격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추진 선언 이후 국민의당 내 갈등은 석 달째 이어져 왔다. 하지만 그동안은 전선이 원내에서 국회의원들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지난 18일 두 대표의 공동선언 이후로 지역위원장·광역의원·기초의원 등 전방위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통합반대파는 호남민심의 '탈 안철수화'와 이들이 추진하는 개혁신당(가칭)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지난 17일 개혁신당 창당 전북결의대회를 다녀온 김광수 의원은 "많은 지방의원 입지자들과 당원들이 탈당하겠다고 한다"라며 "개혁신당이 출범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지역은 들끓고 있다"고 지역민심을 전하기도 했다.

사실상 강경 반대파에 대한 설득은 포기한 안 대표가 호남을 사수하기 위해서는 호남민심을 잡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른정당 김세연·박인숙 의원 등이 탈당의 명분으로 '지역구 민심'을 내세웠던 만큼 온건 반대파와 당원의 이탈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바른정당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호남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비판적인 이유는 '햇볕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과 '5·18 정신' 등이 거론되는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이날 하태경 최고위원의 "대한민국 보수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빨갱이로 몰고, 광주민주항쟁도 빨갱이로 모는 것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발언도 호남민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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